[프리뷰]<공주의 남자>, 고뇌에 찬 사극의 승부수는?

주요 출연자박시후 - 김승유 역, 문채원 - 세령 역, 홍수현 - 경혜공주 역, 송종호 - 신면 역이민우 - 정종 역, 김영철 - 수양대군 역, 이순재 - 김종서 역다섯 줄 요약수양대군의 장녀 세령은 김종서의 막내 아들 승유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 하지만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르기 위해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김종서의 일가는 모두 참살되고, 둘은 결코 세상의 축복을 받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이 정치적 격변기에 세령처럼 승유를 짝사랑하던 세령의 사촌 언니 경혜는 하루아침에 공주 신분에서 노비로까지 굴러 떨어지고, 세령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공주 신분을 스스로 박차고 나와 왕이 된 아버지에게 대항하는데... 프리뷰‘조선 최대의 핏빛 로맨스’,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잔이 이 드라마에 붙인 카피다. 수양대군과 같이 거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자, 김종서와 같이 시대의 거목으로 불린 자 곁에서 가려진 존재들, 역사 속에서 잊혀진 공주나 김종서와 함께 살해당한 아들과 같은 이들의 존재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비극적인 로맨스물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이 시대를 다뤘던 다른 사극들과 차별점을 갖는다. ‘계유정난’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청춘들의 사랑, 야망, 그리고 좌절을 그려야 하는 이 드라마는 그만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버지에게 대항하는 세령이나 아버지와 두 형이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에게 살해당하고 이제 복수심 하나로 살고 있는 승유라는 인물의 심리 묘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리느냐에 모든게 달려 있다. 극 중 김종서 역을 맡은 이순재는 13일 열린 <공주의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지금까지 나온 대본을 보니 사건도 많고, 갈등도 많지만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해서 나도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볼까, 말까
볼까 :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멜로가 사극과 결합했다. 봄을 휩쓸고 지나갔던 달콤말랑한 로맨틱 코미디에 슬슬 물린 시청자라면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이라는 정통 멜로에 빠져볼만 하다. 승유와 세령의 비극적인 사랑 뿐만 아니라 그런 승유를 짝사랑하는 경혜, 그리고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경혜와 결혼해 권력이나 정치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점차 역사의 소용돌이 한복판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정종의 이야기가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SBS <일지매>의 시후 역으로 사극에서의 가능성을 보인 적 있는 박시후와 <바람의 화원>에서 정향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는 문채원의 조합 뿐 아니라 KBS <용의 눈물> 등에서 이미 정평이 난 사극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이민우와 역시 사극에서 더 존재감이 뚜렷했던 배우인 홍수현 또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김영철과 이순재가 초반 개연성과 설득력을 높혀주는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무게감을 살릴 것이다. 드라마 <추노>의 영상팀이 합류해 선보일 특유의 영상미 또한 기대 포인트.
말까 :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퓨전 사극 중에서도 <공주의 남자>는 무게감이 한결 더 하다. 발랄하고, 유쾌한 성격의 세령이 ‘계유정난’을 계기로 비극적인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변하는 등 출연자들이 표현해야 할 <공주의 남자>의 인물들의 변화나 고뇌가 간단치 않다. 이를 개연성 있게 전달할 충분한 심리 묘사와 함께 그 심리묘사를 소화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연기가 없다면 <공주의 남자>의 비극적인 정조는 쉽게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 드라마의 주연인 박시후, 문채원은 기존에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사극에 잘 어울리는 연기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연기에 있어서는 일정 정도 아쉬움을 준 바 있다. 결국 이 드라마의 성패는 설득력 있는 극본과 그 극본을 표현할 출연자들의 연기력에 달려 있다.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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