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두바이' 어얼둬쓰, 고위험·고수익 '돈놀이' 성행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두바이'라고 불리는 네이멍구 자치구 남쪽 도시 어얼둬쓰(鄂爾多斯·Ordos)가 부자들의 '돈놀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중국 관영 영자 차이나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석탄,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어얼둬쓰에서는 광산업과 부동산 개발업으로 돈을 번 부자들이 많다. 인구 160만명인 어얼둬쓰에는 재산 1억위안(약 170억원)이 넘는 부호가 7000명에 달하고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451달러로 홍콩을 제치고 중국 1위다. 어얼둬쓰에는 갑자기 주머니가 두둑해진 부자들이 많지만 이들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은행 저축을 꺼리면서 지역 내 사모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고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고수익을 안겨다 주는 개인 대부업도 성행하고 있다.어얼둬쓰에서 탄광과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재력가 가오샨씨는 올 초 자신을 찾아온 한 펀드매니저를 만나기 전 까지만 해도 사모펀드가 무엇인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가오씨는 3년만 투자하면 투자금을 10배로 돌려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한 펀드매니저의 말에 솔깃해 500만위안(약 8억3440만원)을 사모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500만위안을 투자한 다음에 투자수익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확인하고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다.어얼둬쓰에 가오씨 처럼 사모펀드 투자를 결정한 재력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어얼둬쓰 시(市) 정부가 사모펀드 투자시 처음 5년까지는 세금을 100% 전액 환급해주고, 추가 5년 동안은 50%를 환급해주는 당근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부자 도시로 급부상한 어얼둬쓰를 사모펀드(PE), 벤처 캐피탈(VC)의 중심지로 키우려는 목적 외에도 부자들의 풍부한 유동성이 개인 대부업 사업자를 통해 인근 지역 지하 금융 세계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어얼둬쓰 내 개인 대부업 시장 규모는 1000억위안(약 16조7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전체 사모펀드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중국 중앙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 정책을 펴고 있어 은행 대출 고삐를 강하게 죄고 있는 것이 고리대금업 시장 발달을 부추기고 있다. 어얼둬쓰 부자들에게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굴리면 돈을 순식간에 눈덩이 만큼 불릴 수 있다'는 방법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하지만 지난 4월 어얼둬쓰 옆 동네인 바오터우시에서 억만장자 진리빈씨가 개인 대부업자를 통해 빌린 1조2370억위안과 은행 융자 1억5000만위안을 갚지 못해 자살한 사건은 개인 대부업이 성행하고 있는 어얼둬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어얼둬쓰의 리궈젠 부시장은 "우리 정부가 사모펀드 시장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개인 대부업을 규제하고 지하 금융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돈놀이' 계산법에 익숙해진 어얼둬쓰 부자들의 투자 성향을 장기간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모펀드 업계의 가장 큰 숙제다. 어얼둬쓰에 설립된 최초의 사모펀드 회사 신저사모투자펀드의 팡용페이 부사장은 "사모펀드 운용에는 5~7년 정도가 걸리는데 부자들은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얻는데 익숙해져 있어 투자에 인내심이 없다"며 "사모펀드로 부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최소 연 30% 이상의 수익을 약속해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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