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기분 좋은 A매치 3연승. 그 과정에서 FIFA랭킹 15위(가나)와 16위(세르비아)의 강팀을 꺾었다. 9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자신감을 갖게하는 결과다.승리보다 반가운 것은 조광래호가 빠르게 '포스트 박지성'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애당초 박지성의 1대1 대체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만한 기량과 영향력을 가진 선수가 당장 나올 수는 없었다. 기존 선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틀을 짜야 했다.핵심은 신(新) 삼각편대다. 박지성이 빠진 왼쪽에 전형적인 측면 자원 대신 스트라이커 이근호와 지동원을 기용했다. 위치상으로는 스리톱이지만 사실상 변형 투톱에 가까웠다. 기존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선수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좀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준 쪽은 지동원(전남)이었다. 1일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을 치른 탓에 세르비아전에는 결장했지만 가나전에 선발로 나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기존의 박주영-이청용의 활약도 준수했다.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이후 박주영(AS모나코)은 대표팀 공격의 정점이자 '뉴 에이스'로서 맹활약했다. 골잡이로서의 결정력은 물론 날카롭고 세련된 패스로 공간을 창출해냈다. 이청용(볼튼)은 비록 조광래호 출범 후 A매치 공격포인트가 없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능력에 대해서만큼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신 삼각편대의 호흡이다. 셋 모두 폭넓은 활동량과 영리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공격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전술적 움직임이 돋보였다. 끊임없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다. 창의성 넘치는 2대 1 패스와 배후 침투도 인상적이었다. 박지성이 뛰던 시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공격력이 나온 원동력이었다. 최근 3경기 8골이란 수치도 이를 반영한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두 차례 평가전에 대해 "결과만 놓고 본다면 100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더불어 "변화되는 한국 축구에 대해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당장의 월드컵 예선은 물론 3년 뒤 브라질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자부심과 신뢰가 묻어나왔다. 박지성을 대신할 인물이 아닌, 박지성 위주로 짜여졌던 기존 전술을 대신할 체제. 조광래호가 추구하는 '포스트 박지성'의 진정한 의미다.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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