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이 7.4 차기 전당대회 경선 룰을 둘러싼 막판 진통 끝에 현행 당헌·당규대로 여론조사를 30% 반영하고 1인2표제를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가진 데 이어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의와 전국위원회의를 연이어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난 2일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전대룰 중 여론조사 폐지와 1인1표제 도입 등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 비대위는 지난달 말 ▲당권·대권 분리 ▲대표·최고위원 통합선출 ▲ 전대 선거인단 21만명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진통 끝에 마련한 뒤 여론조사 폐지와 1인2표제 도입 등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소장파의 반발로 무위로 돌아갔다. 소장파의 논리는 여론조사 폐지와 1인1표제 도입이 지난해 6.2지방선거와 4.27 재보궐선거 패배에서 나타난 민심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일각에서는 조직력에서 앞서는 특정 후보를 위한 맞춤형 경선 룰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소장파를 중심으로 당내 쇄신그룹은 여론조사 반영 및 1인2표제 유지를 주장한 반면 비대위와 친이계에서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일축해왔다. 우선 여론조사의 존폐 여부에 따라 전대 출마 후보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여론조사 폐지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후보군의 득표력이 떨어지는 것.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한 홍준표 전 최고위원, 대중적 인지도가 앞선 나경원 전 최고위원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쇄신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소장파 역시 여론조사가 폐지되면 대대적인 바람몰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반면 비대위는 선거인단의 확대와 표의 등가성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여론조사 폐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1인1표제 도입 여부 역시 쟁점이다. 줄세우기 조직선거가 판을 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선거인단을 21만명으로 늘린 것은 계파별 선거를 방지하고 민심을 수렴하자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전대룰을 개악했다. 지난해는 계파별 선거였는데 1인1표제 도입으로 금권선거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여론조사 폐지와 1인1표제 도입이 당권만이 아니라 내년 차기 대선후보 경선 때 적용되면 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차기 경쟁에서 가장 앞서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가미돼 있기 때문.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비대위원은 "전대 룰을 유불리의 틀로 보는 정치공학적 사고가 문제"라며 "여론조사 폐지와 1인1표제 도입은 당권·대권 분리 등의 문제를 토론할 때 이야기됐다. 친이계, 친박계, 소장파간에 의견조율이 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1인1표제 도입은 봉숭아학당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던 지도부를 대체해 책임과 권한이 분명한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배제와 1인1표로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 의원들 의견수렴이 미흡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공당의 민주적 결정이 특정인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휘둘려선 안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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