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정기자
이현주는 올 시즌 새 스폰서를 맞아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KLPGA제공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운도 따랐고 사랑도 많이 받았어요."'울산아가씨' 이현주(23ㆍ넵스)는 감사할 줄 아는 선수다. 인터뷰 초두부터 그동안 도와준 사람들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새 스폰서까지 얻어 고마운 이가 더 늘었다. 지난 13일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 직후 경북 경주 블루원보문골프장에서 이현주를 만났다. ▲ '소소한 재미'로 시작한 골프= 12살 때였다. 아버지를 따라간 연습장에서 멋모르고 골프채를 휘둘러 본 게 출발점이었다. 이현주는 "티 위에 볼을 올려놓고 똑딱거리는데 잘 맞았을 때 색다른 손맛이 느껴지더라"며 대개는 지겨워서 포기하게 되는 '똑딱이 시절'마저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풀스윙을 배우면서 '펑펑'하면서 볼이 망에 맞는 소리에 반했고, 전장이 긴 연습장에서는 날아가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작은 것에도 큰 재미를 느끼는 천성에 노력이 더해지면서 재목으로 서서히 성장했다. 하루에도 7, 8시간씩 볼을 때렸다. "골프를 배운 뒤 3개월 만에 다짜고짜 대회에 나갔는데 126타를 쳤다"는 이현주는 "시합은 경험도 쌓을 수 있지만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있었다"고 했다. 이제는 여기에 의무감이 더해졌다. "(2007년에) 프로로 전향하면서 학생이 학교에 가고 직장인이 회사에 가는 것처럼 나에게 골프는 취미를 넘어섰다"며 무게를 실었다. ▲ 한계단씩 '차근차근'=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합류해 이듬해부터 1승씩, 통산 2승을 쌓았다. 우승을 하고 상금도 벌면서 어머니와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투어를 다니는 고달픔도 사라졌다. 올해는 지난달 현대건설서경여자오픈에서 김하늘(23)과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해 현재 상금랭킹 4위(7600만원)에 올라 있다. 새 스폰서도 나타났다. 양수진(20)과 김자영(20)을 후원하고 있는 넵스의 한 식구가 됐다. "실력 있고 예쁘기까지 한 동생들과 한솥밥을 먹게 돼 기쁘다"는 이현주는 "물론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차올랐다"며 각오를 다졌다.매년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보강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타고난 체력이 약하다"는 이현주는 특히 근력과 근지구력을 키운다. 시합 중에도 숙소로 돌아가면 밴드나 튜브 등을 이용해 몸을 만드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우승도 체력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텨주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