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지금은 더 멀리볼 때

아이유가 인기만큼 홍역을 앓고 있다. 무슨 일이든 이슈가 되면서 그만큼 많은 논란들이 생기고 있는 것. 얼마 전 열린 드림 콘서트는 마치 아이유의 지각 때문에 콘서트가 늦어진 것 처럼 기사가 나가면서 비난을 받았고, 최근에는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 출연을 거절했다는 기사에 출연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는 해명에 나서야 했다. 지난 11일 SBS <밤이면 밤마다>에서 그룹 2PM의 장우영이 말한 ‘꽃등심’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의 논란이다. 장우영에게 식사를 대접받은 아이유가 답례삼아 꽃등심을 사기로 했는데, 결국 장우영이 또 한 번 꽃등심을 사게 되면서 많은 돈을 냈다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아이유의 처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다. 정말로 모든 게 아이유 잘못일 수도 있다. 아이유가 드림 콘서트에 늦어서 콘서트가 지연됐을 수도, 아이유가 장우영에게 정말 결례를 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이 모든 논란의 장소에 아이유는 없었다는 점이다. 요즘 아이유는 방송에서 출연하지 않아도 여러 오락 프로그램에서 방송 소재로 등장한다. 언론에서도 어떻게든 기사에 아이유의 이름을 넣으려 한다. ‘Someday’의 표절시비가 대표적인 예다. 이 곡의 표절시비는 작곡가 박진영과 원곡자라 주장하는 작곡가 사이의 문제지만, 관련 기사에는 끊임없이 아이유의 이름이 거론됐다. 물론 당연한 일이다. 요즘 가장 ‘대세’라 할 수 있는 인기 엔터테이너가 이런 일을 피해갈 수는 없다. <H3>대중이 스타를 소모하는 법을 알려주는 아이유의 논란</H3>

아이유 논란과 김연아의 악플 등은 대중과 미디어가 어떻게 스타를 소모시키느냐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유가 실제로 책임져야 할 부분 이상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는 것을 단지 인기에 대한 부작용이라고만 말하기는 어렵다. 단지 아직 19세인 소녀에 대한 인간적인 상처를 걱정하기 때문은 아니다. 한국의 여가수들은 갑작스러운 인기몰이를 한 뒤, 곧바로 논란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녀시대는 ‘Gee’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뒤 인터넷 상에서 수많은 루머와 악플의 주인공이 됐다. 작은 표정 하나, 행동 하나마저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물론 실제로 잘못한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를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만들려는 이런 논란들은 일거수일투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여자가 더 많이 ‘꺼리’가 잡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스캔들이 나도 남자 연예인보다 여자 연예인이 더 큰 피해를 입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심지어 김연아처럼 피겨 스케이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도 그 스스로 MBC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에서 ‘돈연아’라는 별명을 알고 있다고 할 만큼 일정한 안티를 가졌다. 또한 포화 상태가 된 아이돌 시장은 새로운 강자에게 적대적이다. 신인일 때는 ‘뭘해도 예쁘다’는 말을 듣던 아이돌이 인기를 얻으면서 수많은 악플이 달리는 것도 한 순간이다.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은 스타를 소모시키고, 포화상태에 이른 아이돌 시장의 팬덤 중 일부는 라이벌을 공격한다. ‘좋은 날’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지 불과 몇 개월만에 수많은 이슈에 치이고 있는 아이유의 상황은 지금 한국의 미디어와 대중 모두가 스타를 얼마나 빨리 소모시키는지 보여준다. <H3>이제, 다시 ‘가수’에 집중할 때</H3>
그래서, 아이유에게 2011년은 중요한 시점이다. 분명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아이유는 미디어와 대중이 자신을 소모하는 방식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진정한 롱런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날’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을 당시, 아이유가 “지금의 인기가 언제 사라질지 두렵다”고 말한 건 본인 스스로 이런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아이유는 다시 ‘가수’에 집중할 때다. ‘좋은 날’의 성공 이후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한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대중이 아이유에게 주목한 본질은 아이돌 일색인 가요 시장에서 그들과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가수’ 아이유의 힘에 있었다. 아이유는 걸그룹 멤버도 아니고, 섹시 콘셉트도 아니고, 이른바 ‘3강’인 SM-YG-JYP 엔터테인먼트 소속도 아니다. 그럼에도 높은 인기를 얻었고, 윤상과 세인트 바이너리 등을 통해 다소 비대중적인 곡도 부르며 인기와 함께 음악성이 좋다는 이미지도 얻을 수 있었다. 아이유는 ‘3강’도 아니고, 완벽하게 기획된 아이돌도 아니고, 섹시함 이전에 음악을 먼저 앞세울 수 있는 어린 가수가 선택할 수 있는 제 3의 길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아이유가 ‘대세’와 ‘이슈 메이커’를 넘어 롱런하는 가수가 되길 바라는 이유다. 아이유는 이제 단지 유행같은 인기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탄탄한 기반을 쌓을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할 때인 셈이다. 아이유가 소란스러운 한 해를 넘기고, 잘 자란 20대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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