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름 바꿔 값 올리는 '꼼수' 상혼

[아시아경제 ]식품업체들이 라면 아이스크림 과자 삼각김밥 커피 등 생활식품의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그런데 그 방법이 참 치졸하다. 기존 제품의 이름을 살짝 바꾸거나 용량 변경, 고급 신제품 출시 등의 꼼수를 쓴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얌체 상혼이 또 도졌다. 롯데제과와 롯데삼강은 아이스크림 월드콘과 구구콘에 각각 'XQ'와 '스타'라는 말을 붙여 이름을 바꾸고는 값을 15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GS25 역시 삼각김밥에 '뉴'자를 붙이고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 농심이 오늘부터 판매에 나선 '신라면 블랙'은 대형마트 기준 개당 1320원으로 기존 신라면 584원보다 2.3배가량 비싸다. 우골 설렁탕 개념을 도입한 프리미엄급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값을 크게 올리기 위한 군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용량 변경도 흔히 쓰는 수법이다. 동서식품은 원두커피 '맥스웰하우스 블루마운틴'을 400g에서 200g으로 줄이고 가격은 1만9500원에서 1만2400원으로 내렸다. 100g당 가격으로 따져보면 4875원에서 6200원으로 27% 올린 셈이다. 오리온은 과자 '초코 다이제'의 중량을 158g에서 170g으로 늘리고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렸다. 중량은 7.5% 올랐는데 값은 25%나 올린 것이다. 가뜩이나 물가가 너무 올라 국민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생활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격은 상대적으로 서민들에게 더 크다. 가계지출에서 식품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소득층보다 높기 때문이다. 장보는 게 겁나는 것은 물론 이젠 아이들 간식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할 판이 됐다. 식품업체가 꼼수를 동원해 소비자를 속이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인상 요인이 사라져도 좀처럼 가격을 내리지 않는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생각할 때 지나친 횡포다. 인상 요인이 있으면 떳떳하게 올리고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단기 이익에만 집착하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결과적으로 손해 보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업체들의 편법 가격 인상에 무리하거나 지나친 부분이 없는지 전면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꼼수 인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불공정 행위를 철저하게 가리길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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