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 사무국은 7일(현지시간) 봉 감독을 64회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Camera d'or)의 심사위원장으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이창동 감독은 올해 비평가주간 장편 심사위원장에 위촉됐다. 한국 영화인이 칸 영화제 주요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금카메라상은 공식 경쟁, 주목할만한 시선, 비평가 주간 등 그 해 영화제 공식 부문에 초청된 모든 장편 영화들 중 데뷔작을 내놓은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영화제 마지막 날인 폐막식 때 본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이 직접 시상하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브루노 뒤몽 감독('휴머니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체리향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아모레스 페로스') 등 세계 최고의 영화 감독과 배우들의 뒤를 이어 봉 감독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최고의 신인 감독을 선정하게 되는 영광을 차지하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적은 한번도 없다. 지난해 장철수 감독('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2008년 나홍진 감독('추격자'), 2005년 윤종빈 감독('용서받지 못한 자') 등이 수상 후보로 오르내리기는 했지만 모두 수상하는 데는 실패했다.◇ 칸 영화제와 봉 감독의 사이는 각별하다. 봉 감독은 지난 2006년 한국 극장가를 휩쓴 히트작 '괴물'이 칸 영화제 비공식 섹션인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칸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봉 감독은 2008년 프랑스의 레오 카락스, 미셸 공드리 감독과 공동 연출한 한국, 프랑스, 일본의 옴니버스 영화 '도쿄!'로 감독 주간에서 한 단계 격상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했으며, 2009년에는 김혜자, 원빈 주연의 멜로드라마 '마더'로 또 다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 지금까지 한국인이 칸 영화제에서 공식경쟁, 주목할만한 시선, 황금카메라상 등 주요 공식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것은 봉 감독의 경우를 포함해 이번이 세번째다. 2007년 '밀양'으로 주연배우 전도연에게 한국 배우 최초로 여자 연기상을 안겼던 이창동 감독은 2009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공식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이 감독은 그 이듬해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또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010년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칸국제영화제는 '분노의 주먹' '대부 2'의 전설적인 배우 로버트 드 니로를 공식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아빠는 출장중'(1985)과 '언더그라운드'(1995)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에밀 쿠스트리차를 각각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장으로 이미 위촉했다. 올해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화들의 면면은 4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달 11일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를 개막작으로 문을 여는 64회 칸 국제영화제는 22일까지 열린다. 태상준 기자 birdca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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