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어수선한 분위기속 인천공항공사·모 대기업 미혼남녀 단체 맞선 행사 개최....중소기업 근무자에게 위화감 조성 우려...비난 피하기 위해 독거노인 봉사 활동 방패막이 의혹도
인천공항공사와 국내 모 대기업이 어수선한 시국속에도 불구하고 미혼 남녀 직원 단체 맞선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함께 진행한 독거노인 봉사활동은 짧은 시간·적은 금액 등으로 생색내기, 방패막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내 한 대기업이 어수선한 국내외 정세에도 불구하고 젊은 미혼 남녀 직원들의 단체 맞선 행사를 주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생색내기 봉사활동으로 행사를 포장하면서 독거 노인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모 대기업 소속 미혼 남녀 직원 40명은 지난 1일 이른바 '사랑의 꾸러미' 전달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공식적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소통과 나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두 회사의 미혼남녀 직원 20명씩 총 40명은 10개 조로 나뉘어 인천 연수구, 중구 지역의 독거노인들 40명의 집을 방문해 생필품이 담긴 '사랑의 꾸러미'를 전달했다. 봉사 활동을 마친 후엔 본격적인 단체 맞선 행사를 진행했다. 모 호텔 컨벤션 홀에서 진행된 단체 맞선 행사는 저녁 식사와 더불어 삼삼오오 짝을 맞추어 커플 게임등이 진행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약 6쌍의 커플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행사에 대해 인천 지역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본 대지진·치솟는 물가 등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공개적인 단체 맞선 행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특히 두 회사가 사회적 시선을 우려해 생색내기식 봉사 활동을 통해 독거 노인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보수를 자랑하는 공기업·대기업 직원들의 봉사 활동 치고는 시간이 매우 짧고 전달한 금액도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이 4인 1조로 독거 노인들을 찾아 대화를 나눈 시간은 독거 노인 1인당 30분 가량에 불과했다. 전달한 '사랑의 꾸러미'에 담긴 것은 라면, 식용유 등 2만원 어치가 고작이었다. 인천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천을 대표한다는 공공성을 가진 두 기업이 젊은 미혼 남녀 직원들의 공개적인 단체 맞선을 주선한 것이 적절한 행동인지 의문"이라며 "중소기업 등에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위화감을 느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직원들의 연봉이 평균 7000여 만원에 달하는 '신의 직장'이고 해당 대기업도 업계 5위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인데, 선물 규모나 봉사 활동 시간을 볼 때 생색내기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며 "독거노인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공항서비스 세계1위 6연패의 실질적인 주역인 용역업체 근로자들의 차비를 7만원 깎겠다고 나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인천 영종도에 공항신도시 개발 이익금 중 일부를 활용해 지역복지시설을 건립해 기증하면서 연간 30억원으로 예상되는 운영비를 내지 않겠다고해 지역 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천공항 인근 절토지와 관련해, 추가 토석 채취 및 물류단지 확장만을 염두해 두고 생태 공원으로 조성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제대로 복구하지 않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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