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김현희 인턴기자]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말대로라면 '사랑과 관심'으로 산다. 거듭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선 한 화가의 이야기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도 꿈과 희망을 가지면 얼마든지 나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는 2년 전 부터 '날아라 닭'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성태훈 화가(사진)다. 성 화가는 '날아라 닭'에 역경을 딛고 날고자 하는 꿈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담았다.가난하기는 해도 학창시절은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중학교 때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고 화가의 꿈을 품게 된 그는 선생님의 도움으로 광주예고에 진학한다. 재수 끝에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에 들어간 그는 대학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용돈을 벌어야 했다. 힘이 들었지만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잊어본 적은 없다. 그의 곁엔 항상 힘이 돼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을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을 땐 선배 몇몇이 돈을 모아 등록금을 대신 내줬고, 1998년 결혼을 할 땐 교수님이 모든 것을 도와줬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를 살게 했다. 타고 있던 차가 중앙선을 넘어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을 땐 모든 것이 끝난 줄로만 알았다. 두 번의 대수술 끝에 겨우 살아난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이었다. 자살을 결심한 그는 유서까지 남기고 한강으로 달려갔지만 몸을 던지려는 순간 자신을 도와준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 발길을 돌렸다. 죽음의 문턱까지 간 그는 더 악착같이 자신의 꿈에 매달렸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9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 이후 매년 초청전을 해 온 그는 최근 조니워커가 후원하는 '킵워킹펀드(Keep Walking Fund)'에서 지원자 1450명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킵워킹펀드는 세상에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는 꿈을 가진 사람을 선정해 1억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등과 함께 인기상까지 거머쥔 그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건 모두 나를 믿고 격려해준 주위 사람들 덕분이었다"며 "이제부터는 내가 받은 관심과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으로 돌려주겠다는 심정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성 화가의 이야기를 들은 김주환 연세대 교수는 "힘든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다"며 "성씨처럼 시련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것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회복탄력성을 가지려면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정은 기자 jeun@김현희 기자 faith1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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