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제약CEO 3인의 묘한 인연

왼쪽부터 강문석 전 동아제약 부회장, 김진호 GSK 사장, 강정석 동아제약 부사장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강문석 씨는 우리들제약을 통해 제약업계에 복귀했다. 그의 동생 정석 씨는 형을 제치고 동아제약 후계자로서 자리를 굳혔다. 정석 씨 옆에는 김진호 GSK 사장이 섰다. 두 사람이 한솥밥을 먹게 된 사연은 다시 강문석 씨로부터 시작된다.지난 주 조용히 마무리된 제약업계 주주총회에 제약CEO 3명이 만들어낸 관계도가 흥미롭다. 언론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단연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전 동아제약 부회장)다. 강 대표는 2007년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에서 패한 후 제약업계를 떠나 주류ㆍIT 업체를 운영해 왔다. 그러던 그가 올 1월 우리들제약 인수에 참여하며 '느닷없이' 제약업계 복귀를 선언했다.이어 강 대표는 17일 열린 우리들제약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복귀 절차를 마무리했다. 애초 경영고문을 맡기로 했다가 아예 인수 당사자로 전면에 나섰다. 우리들제약이 매출액 500억원 수준의 소형 제약사라 업계 1위 동아제약을 이끌 때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그가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어갈지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크다. 강 대표가 복귀를 확정 지은 다음날, 그의 동생 강정석 동아제약 부사장은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강정석 부사장은 이 날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에 재선임 됐다. 최근에는 영업과 마케팅에 국한되던 역할을 운영 및 연구개발까지 확대하며 모든 핵심사업을 관장하게 됐다.동아제약 주주총회장 강정석 부사장 옆에는 김진호 한국GSK 사장의 모습이 보였다. 영국계 제약사 GSK는 지난해 5월 동아제약 지분 9.9%를 매입했다. 당시 동아제약은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밝혔으나, 시장에선 GSK를 대주주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해결사'로 봤다. 동아제약이 해결사를 불러들인 것은 잘 알려져 있듯 강문석 대표가 일으킨 경영권분쟁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취약한 대주주 지분구조는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됐다. GSK가 합류하며 한미약품의 적대적 인수합병 불안감을 포함한 이 오래된 게임의 승부는 사실상 종료됐다.이 날 주총에서 동아제약은 김진호 한국GSK 사장을 9명의 이사진 중 한 명으로서 경영에 참여토록 결정했다. 김 사장은 GSK 영국본사와 동아제약 사이를 오가며 투자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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