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올해 들어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폭도 줄어들고 있다. 그새 가격이 빠진 곳도 있다. 이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전세난에 저가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된데다 최근 2~3개월간 강남 재건축 시장이 자체 개발 호재로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고 지난 2월9일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친 것도 매수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총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914건에서 1월 1345건, 2월 1111건으로 감소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가 지난해 12월 755건에서 2월 현재 446건으로 12월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663건에서 334건으로 19%, 496건에서 331건으로 33% 줄었다. 강남구의 거래량 감소는 대치와 개포동의 영향이 컸다.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정 이후로 매수세가 뚝 끊겼다"며 "9억원 초과 취·등록세 50% 감면 혜택이 끝나기 전인 지난해 말에는 제법 거래가 있었지만 1월 들어 급매물까지 싹 빠지면서 거래가 멈췄다"고 전했다.실제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2월 26건에서 1월 12건 2월 3건으로 거래량이 뚝 떨어졌다. 전용 95.180㎡의 경우 지난해 말 평균 9억3000만~9억5000만원에서 2월 현재 9억7500만~9억8500만원으로 3500만원이 올랐지만 더 이상 매수세가 붙지 않아 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내리고 있다.개포동의 개포주공 단지는 지난 2월9일 강남구가 신청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의 심의가 보류되면서 가격까지 떨어졌다. 재건축 계획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장기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매수심리를 꽉 붙잡았다는 게 인근 부동산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단지 49㎡가 2000만원 떨어진 9억4000만~9억5000만원, 3단지 36㎡가 6억8500만~7억원대로 500만원 내렸다. 송파구도 잠실동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감소했다. 잠실동이 12월 131건에서 2월 57건으로 거래건수가 50% 이상 뚝 잘린 이유는 잠실주공5단지 역시 재건축 사업진행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주공5단지 104㎡는 1월 최고 11억98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2월 5000만원 가량 빠진 11억5000만원에 팔렸다.이호연 부동산114 과장은 "강남구 재건축 시장의 상승폭이 점점 둔화되고 있다"며 "재건축 사업의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사업성과 시장회복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수자들의 매수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도 "시장회복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재건축 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재건축 시장은 다른 시장과 달리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낮기 때문에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옮겨가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일부 부동산업자들은 임대 중심의 시장 흐름이 매매로 전환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문소정 기자 moon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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