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등원을 결정함에 따라 국회 정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월 국회는 지난 달 한나라당 요구에 따라 이미 개원됐지만, 민주당이 영수회담 성사를 조건을 걸고 등원을 거부해 공전을 거듭해 왔다. 한나라당 이군현·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조율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예산 강행 파동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는데다, '미니총선'급으로 커진 4.2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번 임시국회도 여야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與野, 2월 국회 전략은?=여야 모두 이번 임시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구제역 파동과 물가폭등, 전월세 대란 등 최근 민생고(告)가 극에 달했다는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은 주요 민생법안 처리를 통해 서민 행보를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달 20일 고위당정회의에서 선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법(집시법) 개정안을 비롯해 북한인권법 개정안, 72개의 법안을 중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유럽의회에서 이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번 임시국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할 법안으로 꼽는다. 반면, 민주당은 물가폭등 등을 '4대 민생 대란'으로 규정하고 정부여당의 실책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연말 예산안 강행 처리 때 함께 통과된 친수구역특별법 등을 재논의할 방침이어 여야간 공방전이 예상된다.◆시급한 민생법안은 무엇? = 지난 연말 이후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면서 처리하지 못한 시급한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다. 우선 부실 저축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에 금융권 공동계정을 도입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의 처리가 무엇 보다 절실하다. 지난 9일 당정협의에서 금융위원회가 처리를 강력 요청한 이 법안에 대해 여야 모두 공동계정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가 부실 저축은행 사태를 놓고 전현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어 정치쟁점화로 흘러갈 가능성도 높다. 농협중앙회를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분리하는 내용이 담긴 농협법 개정안 처리도 시급하다. 정부가 농업개혁을 위해 2009년 제출한 이 법안은 지난 해 2월 농수산식품위 전체회의에서 상정된 이후 아직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 모두 농협의 금산분리에 대해선 공감대를 이뤘지만 정부의 지원 규모 등을 놓고 농협과 정부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이 밖에도 공공택지 외 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와 분양가격 공시를 삭제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과 자영업자도 고용보험 피보험자로 가입해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고용노동법 개정안, 학원비의 교육청 홈페이지 공개와 영수증발급 의무화를 담은 학원운영 및 과외교습법 개정안, 방송광고판매에 경쟁체제 도입하는 미디어렙법 등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중점 법안에 포함된다.한편, 물가폭등과 구제역 사태 등 정부의 재원 소요가 급증함에 따라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기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선 지난 10일 당정협의에서 검토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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