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 오세훈 '뚝섬·서초동 개발 본격 재가동'

복지예산 역대 최다 4조4000억원 투입용산역세권 가속도...용적률은 못올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세훈 서울 시장은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정치·행정가로 꼽힌다. '오고집'이란 별명 자체가 변호사로, 정치인으로, 서울시장이라는 행정가로서 그가 보여준 한결같은 모습을 대변한다는 게 측근들 평가다. 오 시장은 서울 최초의 재선 시장으로서 그동안 시프트(장기전세주택), 디자인 서울, 그물망 복지, 한강르네상스 등 각종 사업을 강단 있게 추진했다. 민선 5기 들어 전면 무상급식 실시, 한강예술섬 사업, 서해뱃길 사업 등을 놓고 시의회와 부딪히고 있지만 '협상을 이유로 원칙을 깰 수는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해를 맞은 오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결연해 보였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은 무상급식이고 미래 사업은 미래 사업이다. 올해 서울시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오 시장이 꿈꾸는 서울시는 뉴욕 런던 파리 등을 능가하는 세계 5대 도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한강 르네상스, 서해뱃길, 대규모 부지 개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용산역세권사업) 등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법제처 제동으로 중단했던 뚝섬 현대자동차 부지와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용산역세권사업 등에 대한 행정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단 용산역세권사업과 관련 개발자들이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꼽는 용적률 상향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오 시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행정 철학과 올해 서울시 역점 사업 등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쏟아냈다. -올해 서울시가 추진할 사업 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무언인지.▲그동안 지켜왔던 기조대로 성장(도시경쟁력)과 분배(복지)의 균형추를 맞춰가되 복지 영역을 시정 전반으로 촘촘히 확대해 시민생활의 안정을 기하는데 중점을 두게 된다. 흔히 예산이 정책을 말해준다고 하지 않는가? 올해 복지 예산은 역대 최다인 4조4000억원, 전체 예산의 28%를 차지한다. 긴축재정 속에서도 복지예산 비율은 지난해 25%에서 3%포인트 늘었다. 빠른 속도로 느는 복지예산이 자칫 도덕적 해이나 비효율로 나타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무상급식류의 현금나눠주기식의 복지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같은 예산을 투자하더라도 저소득층이 삶의 희망을 품고 자립의 의지를 불태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자립형 복지'가 올해 사회적 통합을 위해 할 수 있는 복지형태다. 덧붙여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서울시의 중요 과제다.-도시경쟁력 차원에서 추진하는 한강예술섬 사업, 서해뱃길 사업 등이 시의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제동이 걸렸다.▲지금 할 수 있는 건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일 뿐이다. 시의회가 반대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먹고 살거리와 일자리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포기할수 없다. 특히 이 사업은 경인아라뱃길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올해 말이면 완공되는 경인아라뱃길이 김포에서 끝이 나면 서울시는 수많은 관광객, 수많은 일자리, 수많은 경제이익을 눈앞에서 놓치게 된다. 그야말로 밥상이 다 차려진데다가 서울시가 숟가락만 올려놓으면 일자리와 부가가치가 날로 창출될 텐데 지금 현 상태에서 멈춰서야 되겠는가? 시의회를 막아줄 수 있는 건 시민 여러분의 '매서운 눈' 밖에 없다. 지금 서울시가 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은 무상급식과 이른바 '거래'할 수 있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뚝섬 등 대규모 개발 부지사업도 역점적으로 추진했지만 제동이 걸렸다.▲1만㎡ 이상 대규모 부지의 합리적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신도시계획 운영체계'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다. 진취적이고 공격적으로 대규모 유휴부지를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창의적으로 정책적 대안을 발굴해 낸 것이다. 그럼에도 과거의 패러다임에 입각한 규제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다행히 국토해양부 등 정부에서도 대규모 부지 개발 취지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개발 사업과 공공의 이익을 조화시키려는 사업 본래 취지와 일부 절차상 문제를 모두 고려한 대안을 만들어 본격 추진하겠다.-서울의 대표 랜드마크 사업인 용산역세권 사업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용산역세권 사업의 용적률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많다.▲용적률 상향은 더 이상 고려할 여지가 없다. 현재 용산역세권에 적용되는 용적률은 608%로, 지하공간까지 계산하면 이미 1000%가 넘는다. 세계 대도시의 개발사례와 비교해봐도 용산의 개발밀도가 결코 낮지 않다. 특히 이 기준은 서울시와 코레일이 13회에 걸쳐 협의를 한 후 다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아 결정됐다. 이제 와서 부동산 경기 및 사업성을 문제삼아 용적률을 올려달라는 것은 일종의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다. 용산역세권 사업이 사업진행에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완공시점이 1~2년 늦춰질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용산역세권사업을 추진 중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이달 건설투자자 추가공모작업을 거친 후 4차 토지대금 계약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사업시행자지정, 사업인정고시, 이주대책수립 등의 행정절차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사업 추진에 본격적으로 속도 내는데 문제는 없다고 본다.-이와관련 서부이촌동 주민들 민원도 많다. ▲서부이촌동 이주 대책기준일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기존 거주자들을 보호하고 부동산 투기요인을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서도 이주대책 기준일을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해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보상 및 이주대책을 설명하고 조기에 상가세입자들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드림허브와 지속적 협의하겠다. 더 이상 사업이 지연 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더욱 열심히 발로 뛰겠다.-올해 시프트 사업과 새로운 개념의 관리모델인 '서울휴먼타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시프트는 민선4기 최대 히트상품으로 꼽힐 만큼 시민들의 엄청난 수요가 있지만 서울시의 객관적인 상황으로 볼 때 시프트 물량을 마음껏 늘리기는 불가능하다. 2007년 시프트 제도를 도입한 이래 지난해 말까지 1만5000호를 공급했지만 사실상 시민들의 높은 수요를 다 채워주기에는 역부족한 물량이었다. 올해 공급물량은 3500호 정도다.이번 민선5기(2011~2014년)에는 시프트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택지지구 뿐 아니라 역세권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에도 시프트를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봤다. 또 2차 역세권 중 대로에서 떨어진 이면도로, 즉, 골목길에 까지 시프트를 지을 수 있도록해 시프트 공급의 물꼬를 열었다. 이 제도대로라면 민선5기에는 민선4기보다 65%의 공급량이 증가한 2만5000호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얼마 전에 소형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으면서 50㎡이하 소형주택 일정 공급분을 시프트로 공급하도록 한 만큼 현재 확정된 2만5000호에 플러스 알파(α)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편 아파트 일변도인 서울시 정비구역 사업을 다양화 시키기 위해 단독주택지, 다가구·다세대가 공존하는 '서울 휴먼타운'을 도입했다. 현재 강동구 암사동 서원마을(3만2882㎡), 강북구 인수동 능안골(4만5102㎡), 성북구 성북동 선유골(4만6519.6㎡)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올해는 연남, 북가좌 지역에서도 휴먼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나아가 2014년까지는 총 40개 구역으로 확대해 휴먼타운을 도시 재개발의 새로운 모델로 완성해 나가겠다.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 공무원의 청렴도도 높아야 한다. 이같은 점에서 지난해 서울시가 광역 시·도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탈환한 점은 의미있다고 본다. ▲광역 시·도 청렴도 순위를 발표할 때 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순위 발표에서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지방자치단체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게 돼 조금만 방심해도 떨어진다. 서울시도 2008년 1위를 했지만 2009년 9위로 떨어진 적이 있다.올해 한번 더 1위를 한다면 서울시 공무원의 청렴도가 체질화됐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청렴도 1위 결과를 받은 후 서울에 건전한 긴장감을 부여해 온 현장시정지원단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서울시 내에 무사안일한 직원들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현장시정지원단 제도의 존재이유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편 오 시장은 시의회가 편성한 전면 무상급식 예산과 관련 "사실상 수혜자가 중산층 이상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 되는 전면 무상급식처럼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복지가 지금 필요한 때인가"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상급식과 희망플러스통장을 대비시키면 복지정책의 바람직한 형태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판단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가 끝날 때 쯤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후보이지 않냐"며 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인지를 떠보자 오 시장은 "지금은 시장직에 충실해야 하는 게 당면과제다. 그런면에서 생각해 본적도 없다"며 잘라 말했다.대담=박종일 부국장, 정리= 이은정 기자, 사진= 윤동주 기자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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