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올랐다. 사진은 상하이 야경(사진=연합).
#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자신의 저서 <메가트렌드 차이나>에서 “미국의 독수리가 과거의 지위를 되찾으려 애쓰는 사이, 지구 반대편에선 제대로 무술훈련 받은 판다(중국의 상징동물)가 부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20세기 말에 세계에 합류했지만 21세기 말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표현했다. #2010년은 중국의 경제력이 세상 밖으로 나온 한 해였다. 평소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법을 구사했지만 이젠 ‘할 말과 할 일은 한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모습을 보였다.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오히려 전 세계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으름장이나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대립에서 희토류 수출까지 지연시킨 사례가 그것이다. 2011년에는 비단 중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유소작위의 모습을 보이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제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부침 현상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은 2010년보다 성장 속도가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유럽보다 역동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는 주택시장 위축, 재정 건전성 문제, 소득 증가율 정체 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종합연구소는 <2011년 세계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와 서구의 경제 성장 격차는 전례 없이 벌어져, 경제적 역학관계가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될 전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경제는 여전히 9%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며, 인도와 동남아시아 각국도 비슷한 고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EU와 FTA 발효, 한미 FTA 체결 등으로 나름의 경제 영역 구축에 여념이 없다.따라서 2011년 아시아 경제의 이슈로 떠오른 중국 소비시장의 폭발, 위안화의 거침없는 행보, 인도의 공격적인 경제 동맹 체결, 일본의 TPP 참여, 동남아 경제의 약진 등은 아시아 경제의 파워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소비시장 물꼬가 터진다2010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제17기 5중전회에서 거론된 중국 경제의 안건은 ‘내수 확대’였다. 향후 5년간 중국 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한 12차 5개년 규획(12.5규획)도 역시 내수 중심의 성장 방식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화려한 변신을 의미한다. 중국 소비 시장의 확대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한 소비 확대 의지와 지속적인 소득 증대 덕분이다. 벌써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 LCD TV 소비국 등 다양한 세계 기록까지 줄줄이 세워지고 있다.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1~10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1467만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세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다.일반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자 외국산 자동차 수입도 늘었다. 외국산 자동차 수입은 2010년 70만대로 예상되며 2011년엔1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1년에는 럭셔리 카 판매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고급 자동차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동안 1% 미만에서 2009년엔 7.9%로 급상승했다. 2011년엔 10% 이상의 명품 자동차들이 중국에서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명품 사냥을 위해 해외로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들만 봐도 중국인의 뜨거운 소비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주요 백화점엔 아예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명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기업들은 중국 특색의 색깔과 문양을 넣은, 중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독창적인 명품도 생산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고급화되는 경향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명품 쇼핑은 국내외를 막론한다. 2010년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5400만 명, 여행 소비액 480억 달러로 전망된다. 중국도 이제 기회만 되면 밖으로 나가는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중국 여행객들 놀라운 구매력국내 여행 업계의 관계자는 “5400만 명의 여행객도 적은 수가 아니지만 중국 인구에 비하면 여전히 빙산의 일각”이라며 “2011년 중국인 해외여행객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중국 여행객의 증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의 소비력. 물건을 고를 때 미리 수첩에 적어 오고 매장에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는 일본인들과 다르다. 중국인들은 상대적으로 구매욕이 왕성하기 때문에 일부 매장의 상품을 모두 쓸어갈 정도다. 한 마디로 ‘통 큰 쇼핑’의 주역들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09년 중국의 해외여행 소비 규모는 이미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해외관광객 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인구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등 세계 각국이 중국인 해외여행객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중국발 신년 이슈 중 주변 국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국의 해외기업 M&A 같은 해외투자다.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의하면 2002년 27억 달러에 불과했던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가 2009년엔 565억 달러를 넘었다.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는 2008년 세계 12위였으나 2009년엔 세계 5위로 올라섰다. 2010년에도 10월까지 119개국 및 지역의 2570개 해외기업(금융 제외)에 405억 달러를 투자한 상황이다. 막강 자본 해외기업 사냥 본격화 심종범 우송대 중국학과 교수는 “2011년에도 해외기업의 M&A와 더불어 해외 천연자원의 선점을 위한 투자 확대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M&A는 풍부한 유동성, 국유기업들의 자금 동원력, 정부의 지원, 위안화의 위력 등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자동차업체인 지리(吉利)의 볼보자동차 인수, 중국와이하이(中國外海)석유공사의 미국 최대 석유회사 텍사코의 천연가스전 지분 34% 취득 등이다. 최근 중국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합병에서 드러난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광업이나 금융물류 서비스 분야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물 등 원자재 확보를 지속하면서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또 하나는 피인수 기업을 성장보다는 그 기업의 브랜드와 기술을 빌리겠다는 단기적 목적이 강하다. 이 점은 한국의 자동차 회사나 게임 등 IT 회사의 M&A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박한진 KOTRA 베이징KBC 부장은 “2011년엔 M&A를 포함, 제조업 분야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각국의 견제가 심화되면서 세계 여러 곳에서 갈등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