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기업은행장 퇴임…규모보단 효율성 주문

아시아 최고 중소기업금융 은행 기원

▲윤용로 기업은행장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중요한 것은 은행의 크기가 아니라 고객을 향한 경쟁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우리의 주 고객인 중소기업에 다양한 방법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IBK기업은행에 위기이자 커다란 기회이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과 함께했다는 것에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지난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20일 이임식에서 밝힌 감회다.제22대 기업은행장인 윤 행장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와 미국 미네소타대학원 행정학을 졸업한 뒤 1978년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를 시작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를 거쳐 2007년 12월 기업은행장으로 부임했다.기업은행장을 역임하는 동안 개인고객 확충에 앞장서면서도 기업은행 본연의 목적인 중소기업 지원에도 소홀하지 않아 안팎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실제 기업은행의 개인고객 수는 10월말 현재 952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5만명(6.1%) 늘었다. 개인예금은 32조7088억원으로 올 들어 30조원을 넘어섰다. 개인대출도 9월말 현재 23조355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6.1% 증가했다.윤 행장은 "개인과 기업이 균형성장을 이뤄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절감해 균형성장을 위한 큰 도전을 시작했다"며 "소액예금을 우대하는 역발상 상품인 '서민섬김통장'과 인기 상품인 '마이아파트카드', 지난해 주택청양저축 열풍 등을 통해 '기업은행이 개인금융도 잘할 수 있다'는 승리의 유전자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이처럼 개인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도 기업은행 고유의 정책 과제인 중소기업 지원에도 소홀하지 않아 균형성장을 이뤄냈다. 기업은행의 국내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10월말 현재 20.45%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단순히 점유율뿐 아니라 꾸준히 중기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올 들어 9월말까지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순증액은 5조원으로 국내 은행 전체 순증액 6조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중기대출을 옥죄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확대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국책은행으로서 공공적 역할을 강조한다 해도 부실 확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역사와 전통을 믿었고 임직원들의 능력과 열정을 확신했다"고 말했다.오랜 기간 갈고 닦은 중기대출 관리 비법과 국가적 소명을 바탕으로 철저한 여신 심사 및 사후 감시를 통해 우수한 여신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특히 윤 행장은 2008년 경기 광주 지역에서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는 모임인 '타운미팅'을 주선해 현재까지 42회에 걸쳐 2100여명의 중소기업인들을 만났다. 현장 경영을 통해 고객 최우선의 정신을 실천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증권사와 보험사를 잇달아 설립해 실질적인 금융지주회사의 형태도 갖췄다.윤 행장은 "규모가 큰 것이 최고이고 전부가 아니라 효율성 있는 조직만이 성공한다는 사실을 기업은행이 증명해 보일 것으로 믿는다"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 중소기업금융에 절대 경쟁력을 가진 최고의 은행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당부했다.그는 마직막으로 "기업은행의 모든 것을 사랑했고 사랑하겠다"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아린 마음을 전했다.한편 윤 행장의 후임은 정부의 선임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조준희 전무가 대행할 예정이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조 전무 외에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된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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