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급상승했지만 공급 과다...'당분간 하락세 계속될 듯'
송도국제도시 전경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지역의 아파트 값이 10년 만에 최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 등으로 지난 10년 새 2.8배나 상승했지만 전국적 부동산 경기 침체에 신규 물량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하락세가 계속 되고 있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바닥'을 다진 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서울ㆍ경기 지역과도 상반된 분위기다.인천은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수도권의 변방 중의 변방으로 취급받아 왔다. 낡고 좁은데다 대기 오염이 심한 공단 옆 '닭장' 주택들, 먼지 풀풀 날리고 냄새 많이 나는 항구 주변의 오래된 피란민 거주 달동네 등이 인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아파트 값은 3 .3㎡당 200만원대로 서울의 5분의1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은 90년대 중ㆍ후반 연수구·계산신도시 개발을 시작으로 최근 10여년 새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2005년 본격화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지구(송도국제도시) 개발은 인천 부동산 시장을 만개하게 만들었다. 한때 '청약 광풍'이라는 말을 들으며 '대박 분양 신화'를 썼다. 잇따라 청라ㆍ영종지구와 서구의 각종 택지 개발, 구도심 재개발 등의 호재가 이어졌고, 인천의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지난 2006년 기준 인천의 아파트 가격은 2009년 9월말 현재 62.9%나 올라 경기 46.4%, 서울 44.6%, 부산 15.3%를 제쳤다. 늘 '변방'으로 설움을 겪던 곳이 '상전벽해'의 신화를 이룩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인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00년 270만원대에서 올해 779만원으로 2.8배나 뛰었다. 인천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인천 지역의 아파트 값은 1995년 이후 270~280만원대에 머무르다 2001년 321만원으로 뛰어 오른 뒤 2002년 382만원, 2003년 431만원, 2004년 439만원, 2005년 447만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특히 송도국제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2006년 510만원, 2007년 606만원, 2008년 726만원, 2009년 778만원으로 급상승했다 . 지역 별로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구로, 276만원에서 752만원으로 상승했다. 이어 연수구가 396만원에서 1150만원으로, 중구가 245만원에서 763만원으로, 남동구가 331만원에서 749만원, 부평구가 339만원에서 767만원, 동구가 278만원에서 612만원, 계양구 316만원에서 680만원, 남구 307만원에서 650만원의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인천 아파트 값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인천 아파트 값은 올해 3월 3.3㎡당 763만원 선을 기록한 후 계속 하락해 현재 751만원까지 내려앉았다. 3월 이후 8개월째 하락세다. 반면 서울의 경우 한달째 1700만원대 초반에서 머물면서 '바닥권'을 형성한 상태고, 경기도 900만원대에서 하락세를 멈춘 상태다. 특히 최근들어 입주ㆍ공급 물량이 급감하면서 소폭 상승하는 등 '바닥권'을 형성한 서울ㆍ경기와 달리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인천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6%로 지난주(0.01%)보다 더 떨어졌다. 연수구(-0.16%), 계양구(-0.10%), 부평구(-0.09%)는 수도권 평균 변동률(0.02%)보다 훨씬 더 떨어졌다. 소폭 상승한 서울·경기와는 대조적이다.인천 아파트 값이 이처럼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최근 공급된 물량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0월말까지 전국에서 건설된 20만3000가구 중 인천은 3만5500가구(17.42%)로 전국 7대 도시 중 가장 많았다.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도 1만6000가구(8%)로 인천에 뒤졌다. 부산 3500가구(1.7%), 대구 2500가구(1.22%) 등 지방 도시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입주 물량도 그야 말로 '폭탄' 수준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만 해도 2011년 1만 5000여 가구, 2012년에 1만7000여 가구, 2013년 6000여 가구 등 총 4만여 가구에 달한다. 지구별로는 청라지구가 2만여 가구로 가장 많고 송도 9000여 가구, 영종 8000여 가구 순이다.뿐만 아니라 논현ㆍ소래택지개발지구, 검단신도시, 각종 구도심 재개발 지역, 구월ㆍ서창 보금자리 등의 아파트의 입주도 수두룩하게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너무 많은 데다 보금자리 주택까지 공급돼 인천 지역의 집 값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분양 물량만 하더라도 4000여 가구가 되는 만큼 인천 지역에서 10년여 동안 지속돼 온 아파트 값 상승세가 다시 재연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김봉수 기자 bs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