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어도 좋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남녀 축구 대표팀이 사상 첫 동반 금메달이란 위업에 도전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와 달리 유독 아시안게임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국이 다시 한번 아시아 축구 최강자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15일 중국과의 16강전에서 3-0의 쾌승을 거두며 여유있게 8강에 진출했다. 최인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여자 대표팀 역시 16일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지소연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요르단을 5-0으로 대파하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산술적으로 남자 대표팀은 앞으로 세 번, 여자 대표팀은 조별 리그 최종전 중국과의 대결을 제외하고 두 번만 이기면 사상 첫 아시안게임 동반 금메달 획득에 성공한다.남자대표팀은 첫 경기 패배 이후 3경기에서 10득점 무실점의 퍼펙트 게임을 이어왔고, 여자대표팀도 2경기 11득점 1실점으로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물론 그동안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지만, 대표팀은 수치적 결과 못지 않게 내용에서도 알찬 경기력을 선보였다.남자 대표팀은 북한과의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골결정력 부족으로 0-1 패배를 당했지만, 박주영(AS모나코)이 합류한 요르단전부터 승승장구를 이어 나갔다. 특히 김보경(오이타)-조영철(니가타)의 측면 공격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던 최전방에 박주영이 가세하면서 2% 부족하던 공격력이 완벽하게 되살아 났다.이는 수비 라인을 아래로 내리고 극단적인 밀집 수비를 펼치는 상대팀과의 경기에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림으로써 상대를 일찌감치 무장해제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김정우(광주상무)-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윤빛가람(경남FC)이 버티는 중원 역시 탄탄하고, A대표팀에서 경험을 쌓은 '차세대 수비수'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김영권(도쿄)도 안정적이고 노련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어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19일 열리는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나는 남자대표팀이 4강에 오를 경우 북한-UAE의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만약 북한을 만날 경우 지난 조별리그에서의 패배를 되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게 된다. 결승 상대는 이란 혹은 일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자대표팀의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의 꿈도 무르익고 있다. 2연승으로 일찌감치 4강행을 확정지은 여자대표팀은 18일 중국과 조 1위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은 4강에서 일본 혹은 북한과 만나게 된다.특히 이전까지의 상대들은 동아시아 4개국(한국, 북한, 중국, 일본)과 현격한 기량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은 여자 대표팀의 메달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이번 대회전까지만 해도 한국 여자축구는 역대 A매치 전적에서 중국전 1승 1무 22패, 일본전 2승 7무 13패, 북한전 1승 1무 8패 등 동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절대 열세를 보여 왔다. 아시안게임에서도 4위만 세 번(1994, 2002, 2006) 차지했을 뿐,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르다. 특히 U-20 여자월드컵 3위, U-17 여자월드컵 우승, 피스퀸컵 우승으로 이어진 한국 여자 축구의 영광을 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 획득으로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최인철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U-20 월드컵 3위의 주역들을 대거 발탁하며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 신구조화를 이루며 역대 최강의 대표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최인철 감독 역시 "비록 일본, 북한, 중국과 상대 전적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우리 팀 역시 지금은 체력이나 조직력, 전술 모두 예전보다 나아졌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사상 첫 메달 획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간판 공격수 지소연(한양여대)은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고, 요르단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소연과 함께 2010 WK-리그 챔피언결정전 MVP 전가을(수원FMC), 독일 무대에서 활약했던 박희영과 차연희(이상 고양대교) 역시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여자 홍명보'라 불리는 중앙수비수 홍경숙과 수문장 전민경(이상 고양대교)의 견고한 수비도 돋보인다. 또한 김나래(여주대)의 남자 선수 못지 않게 강하고 정확한 킥력은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C|02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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