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부터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값 상승세가 용인, 남양주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값이 매매가격의 40%를 넘어서고 지역에 따라서는 60~70%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전세난이 수그러들기는커녕 날로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내년부터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년에 전세난이 더 깊어지고 집값 상승 압력도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아시아경제신문 보도(1일자 3면)를 보면 주택 입주물량은 올해 23만944가구에서 내년에는 9만7110가구로 급감한다고 한다. 2012년에는 6만8124가구로 한층 줄어든다. 특히 수요가 많은 수도권은 올해 13만8106가구에서 2011년 5만7175가구, 2012년 5만1127가구로 60% 가까이 떨어진다. 더욱이 재개발ㆍ 재건축 사업 등으로 인한 멸실 주택에 사업장 거주민들의 이주가 맞물리면 주택 부족 현상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내년에 전세 대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물량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분양을 크게 줄인 때문이다. 주택 건설이 인허가에서부터 준공, 입주까지 2∼3년 걸린다는 점에서 내년부터의 입주물량 감소는 예견된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매매시장 안정에 치중해 거래 활성화와 미분양 해소에만 매달렸다. 중장기 주택 수급 문제를 소홀히 한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수급불균형이 전세난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에서 물량공급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장은 전세자금 대출 한도 확대와 대출 요건 완화 등으로 전세난과 전세값 상승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 내년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 주민들의 이주 시점을 조절하고 건설기간이 짧은 도시형생활주택 등 1~2인용 공급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예상되는 수급 현황을 미리미리 챙겨 땜질식이 아닌 근본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의식변화에서 나타나듯 이제 주택은 소유가 아닌 거주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주택 정책을 소형 임대위주로 과감하게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시점에 왔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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