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미국 정부의 재협상 움직임에 이어 지난 7일 정동영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등 야4당 국회의원 32명이 참여한 재협상 촉구 성명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한미FTA 국회 비준을 강력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여전히 재협상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에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신주류와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 비주류간 노선 갈등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미FTA가 체결된 참여정부 시절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찬성 입장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에선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로 사분오열됐던 모습과 비슷한 양상이다.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찬성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은 재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손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 "전반적으로 깊이 있는 검토를 통해 국익을 추구하고 또 피해산업을 보호,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을 당의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할 경우 당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제안했다.정 최고위원은 "재협상에 나설 경우 미국측에 퍼주는 판을 깔아주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이 주장하는 독소조항 제거를 위한 재협상론에 확실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다.앞서 야4당 국회의원 32명은 "공중보건과 환경을 보호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의 정책이 우리 양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에 의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재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 정동영·천정배·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 등은 한미FTA 재협상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한미FTA는 한 때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나마 제대로 챙긴 경제 정책"이라며 "민주당은 무조건 비판만 하는 '비판병'도 모자라, 못 먹는 감 찔러나 보겠다는 '훼방병'마저 생긴 것 같다"고 비난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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