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투자 참여 저조…순매수 상위 종목 수익률도 시장 평균 하회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이솔 기자]코스피 지수가 2년10개월만에 1900 고지를 밟았지만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철저하게 외국인 투자자와 코스피 시장 위주로 장이 전개되면서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는 시장 참여자들이 늘고 있어서다.◆개인 투자자, 축포는 남의 일= 국내 주식시장이 9월 이후 가파른 상승추세를 이어왔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상승장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의 독무대가 펼쳐지면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진 탓이다.7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9월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거래금액 기준)은 52.9%로 올 들어 두번째로 낮았다. 개인 투자자 비중은 지난 3월 51.47%까지 낮아졌지만 4월 이후부터는 줄곧 53~56%를 유지해왔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했던 9월은 코스피 지수가 무려 7.46%나 상승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한 달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4조3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시장에서의 보유율(시총 기준)을 8월 31.50%에서 31.54%로 끌어 올렸다.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다수의 국내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며 "매수건 매도건 확인 후 대응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더블딥 우려가 맞물리며 방어적 전략에 치중했다"고 진단했다.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인 종목들의 성적도 전반적으로 나빴다. 9월 이후(10월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이 모두 시장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7.89% 상승했지만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다. 개미들의 러브콜이 집중된 삼성SDI가 12.50% 하락한 것을 비롯해 LG화학(-5.94%), LG(-9.07%), OCI(-16.40%), 삼성생명(-2.75%), 대한생명(-1/25%)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반면 기관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10.90~33.70%의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고 외국인 역시 과반수가 넘는 6개 종목에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냈다.◆증권사 수익급증? 글쎄요~=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 시가총액 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증권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고 있지 않다. 개인의 참여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으면서 회전율이 미미한데다 자금 유입 역시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코스콤에 따르면 9월 한달 일평균 거래량은 3억3155만주를 기록했다. 올 들어 두번째(월간 기준) 적은 거래량으로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지난 1월의 72% 수준에 불과하다. 9월 일평균 거래대 금은 6조원대로 지난해 4~5월 상승장의 일평균 7조원대에 미치지 못했다. 10월 들어서는 거래대금이 7조원대로 늘어났지만 증권사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순매수 중심으로 코스피 상승이 진행됨에 따라 회전율이 높은 개인의 매매 비중이 낮아지며 전체 회전율이 역사적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원화강세를 기대한 외국인 자금이 주식 및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 자금의 위험자산 이동은 아직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010년 2분기(7~9월) 증권업종의 합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전기 보다 3.5%, 전년 동기 보다 25% 감소하겠다고 내다봤다. ◆형님 잘나가는데… 기죽은 아우=형님 코스피 지수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동생 코스닥 지수는 잠잠하다. 지난해 말 1700선을 넘지 못했던 코스피 지수가 1900선으로 올라섰지만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3.2%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1% 상승했다. 그나마 최근 코스피 지수와 키 맞추기를 위해 황소걸음을 이어가고 있으나 더디기만 하다. 경기 호황기에 코스닥 투자를 통해 만족스러운 수익을 냈던 기관도 몸을 사리고 있다. 지난 1월4일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이 내놓은 매물은 6598억원에 달한다. 특히 투신권은 653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들의 펀드 환매 요구가 커질수록 코스닥 종목 매도를 통해 현금을 확보한 셈이다. 기관 매도에 따른 수급 불균형뿐만 아니라 내실에 있어서도 코스닥 상장사들은 유가증권 상장사에 비해 부실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증가한 반면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은 12.7% 증가에 그쳤다. 박형수 기자 parkhs@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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