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김은별 기자]본격적인 고래싸움이다. 진앙지는 미국 달러화다.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자국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달러화를 풀기 시작했고, 일본과 중국을 위시로 주요 국가들도 화폐전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한 전략마련에 나서는 국면이다. 미국 하원은 최근 중국을 겨냥한 환율개혁법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계속되자 최근 전방위 수단을 동원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적 문제인 환율을 정치논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선을 긋고 있다. G2(미국ㆍ중국)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양적 완화조치'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도 세계환율경쟁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환율전쟁은 이머징 마켓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춤추는 환율시장을 바라보는 시장참여자들의 마음은 무겁겠지만, 재테크 고수를 자처한다면 이를 이용해 환테크 상품에 발빠르게 투자에 나서 '똑똑한 새우'로 거듭나야할 시점이다. ◆中 위안화 절상에 베팅=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 강화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위안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내부 전문가들 가운데에서는 연내 3% 가량의 위안화 가치 상승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최근 흥국투신운용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는 '흥국하이클래스사모증권투자신탁159호[채권]'을 출시했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위안화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받는 상황을 바탕으로 상품을 설계한 것이다. 신탁계약기간(24개월)동안 월별 위안화 절상률이 0.10% 이상인 월이 18회 이상일 경우 20.0%(연 10.0% 수준)의 수익을 지급한다. 위안화 절상률의 단계에 따라(0.05%, -0.05%, -0.10%) 단계별로(15.0%, 10.0%, 5.0%) 수익을 지급하며 어떤 경우에도 최소 원금은 보장된다. 이 상품은 오는 7일 신규설정될 예정이다. 김일환 신한은행 PB 여의도센터 팀장은 "위안화 절상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KOSPI200이나 홍콩항셍지수에 연계된 상품에 비해 생소하게 느끼고는 있지만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외에 위안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파생결합증권)들도 웃음을 짓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위안화 강세에 투자하는 DLS를 판매했으며 대신증권도 지난 4월 위안화 절상시 수익이 생기는 DLS를 출시했다. ◆美 달러 약세에 베팅=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원ㆍ달러 환율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26일을 단기고점(1253.3원)으로 약 100여원이 하락했으나, 펀더멘털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하락이 가능하다는 것. 이를 반영해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8월 말 달러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DLS를 판매했다. 2년 만기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4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날짜에 처음 가입한 시점의 환율보다 1% 내릴 경우 연 6%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만약 환율이 오를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된다. 지난해 10월부터 대우증권은 원ㆍ달러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꾸준히 내놓았다. 대우증권 파생상품영업부 관계자는 "실제 판매된 금액은 최대 40억~50억원 수준으로 ELS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라면서도 "DLS 중에서는 금리형 상품 다음으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사모 DLS의 경우 환에 대한 감각이 있는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경우도 많다. 원화 절상에 투자하는 DLS 상품은 지난해 11월 신영증권과 올해 5월 미래에셋증권이 공모로 출시했고, 우리투자증권이 올 4월과 6월에 사모로 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 상품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생소해 아직까지는 반응이 미미하지만 최근 '환율전쟁'이 이슈가 되는 등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꾸준히 관련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며, 인기몰이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쪽 방향으로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양방향 DLS' 설정도 준비하고 있다. ◆日 엔화 약세에 베팅=1995년 이후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엔화이지만, '엔화 약세'에 투자하는 DLS도 있다. 일본이 지난달 15일 엔화 강세를 방어하기 위해 6년 반 만에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엔화 약세를 예상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원금보장형 DLS(파생결합증권) 130호를 판매했다. DLS 130호는 엔ㆍ달러 환율(USD/JPY)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6개월 만기의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투자기간 동안 엔ㆍ달러 환율이 최초 기준가격보다 125% 이상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 3%(연 2%) 수익이 확정된다. 1년6개월 동안 엔ㆍ달러 환율이 최초 기준가격보다 125% 이상 상승한 적이 없고, 만기에 최초 기준가격 이상인 경우 가격 상승분의 1.5배(참여율 150%), 즉 최대 약 37.5%(연 25%) 수준의 수익이 확정된다. 신한금융투자 OTC영업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엔화 강세가 이뤄졌지만 84~85엔 수준에서는 정부방어도 있을 것이고, 시장이 안정화되면 엔화강세가 이어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1년 반 정도 기간을 뒀을 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관련 상품이 꽤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한투자의 이 DLS에는 10억원 정도가 몰렸다. 신한투자의 엔ㆍ달러 기반 DLS가 인기를 끌자 타 증권사들도 엔화를 기반으로 한 DLS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더 이상의 엔화 강세가 힘들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정부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시장 개입은 달러-엔이 84엔을 밑돌 경우 나올 수 있다는 예측에 부합한 조치"라며 향후 엔화 약세 반전에 무게를 뒀다.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리스크 최소화=외화를 사거나 팔아야하는 입장에서 향후 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자 한다면 적립식 외화예금을 통해 외화를 분할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상품은 일정 규모의 원화를 넣어두면 그에 해당하는 외화가 통장에 적립되도록 설계됐다. 만약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같은 예치금으로도 더 많은 달러화를 확보해 둘 수 있다. 주가하락기에 적립식펀드에 꾸준히 돈을 넣을 경우 평균매입단가를 낮출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환테크 효과와 함께 상품 가입에 따른 다양한 부가 혜택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자동이체 상ㆍ하한 환율 구간내에서만 돈이 예치되는 국민은행의 'KB적립식 외화정기예금'은 여행자수표를 살때 수수료 50%가 감면되고, 해외송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의 트리플 외화예금은 해약 이후 자금을 해외로 보낼때도 50%의 수수료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하나은행의 하나모아모아외화적금도 환율알리미 기능과 환율우대 서비스 등을 지원해준다. 외화예금은 예금자 1인당 원화예금을 포함해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원금이 보호된다.조태진 기자 tjjo@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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