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지사. 이들은 차기 대선 도전이 유력시되는 한나라당의 거물급 정치인이다. 박 전 대표는 여야를 통틀어 자타가 공인하는 차기 1순위 주자이다. 이 장관과 김 지사는 친이계를 대표하는 '박근혜 대항마'로 손꼽힌다. 드러내놓고 대선행보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세 사람의 활동반경이 점차 커지면서 기나긴 대권레이스의 출발 신호가 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중 또 신중' 朴 정중동 행보박 전 대표의 대선행보는 늘 정중동이다. 박 전 대표는 올해 세종시 정국에서 원안 고수 입장을 천명한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위터나 미니홈피 등을 통해 지지층과의 소통을 이어가는 일상적 활동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최근 달라졌다. 조심스럽게 대외행보의 보폭을 늘려가고 있는 것. 14일 나경원 최고위원이 주최한 당내 여성 의원들과의 오찬에 참석한 것은 물론 15일에는 본인이 발의한 '제대혈'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다. 앞서 8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학정책을 재조명한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 기념회, 10일에는 대구시와 당정협의에 참석했다. 아울러 박 전 대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활동을 통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하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한나라당 일각에서는 2년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을 놓고 박 전 대표가 조용히 기지개를 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러한 분석에 조심스럽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조기 대선 경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의 행보는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수준의 활동"이라고 말했다.
◆'90도 인사' 李, 킹메이커 아닌 킹?지난 대선 경선과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박 진영과의 불화로 투쟁가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이 장관은 요즘 한창 변신 중이다. 특히 장관 취임 이후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광폭의 소통행보를 선보인 그는 누구를 만나든지 90도로 허리를 숙인다. 박 전 대표를 활짝 웃게 만든 이 장관의 독특한 인사법은 '정치인 이재오'를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 장관의 이미지 변신은 친박계와의 적극적인 화해 시도로 이어졌다. 이 장관은 지난 10일 김영선 이혜훈, 구상찬 등 수도권 친박계 의원들을 만나 과거 감정의 앙금을 털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차기 주자보다는 과거 허주(고 김윤환 전 의원)과 같이 친이계의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행보는 킹메이커가 아닌 킹에 가깝다는 데 무게를 두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이와 관련, "개인적으로는 이재오 특임장관도 (차기 대선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의 광폭 행보가 특임장관으로 이어지면서 보다 대권에 보다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솔직 대담' 金, 거침없는 소신발언김 지사의 요즘 발언은 거침이 없다.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중 차기 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행보다. 김 지사의 발언은 연일 매스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사실상 대권행보의 첫발을 내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13일 "한국은 절대 전제국가였다. 리더십이 대통령 1인에 집중될 때 대통령 본인이 불행해진다는 것이 65년의 역사"라면서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지금 국가 리더십이 혼미하다"고 비판하면서 청와대와의 정면충돌도 마다하지 않았다. '차기 대권을 의식한 몸값 높이기'라는 세간의 비판에는 "도지사 임기가 4년 남았고 대통령도 임기의 절반이 남았는데 (대권을) 염두에 둔들 무슨 의미가 있나"고 일축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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