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기자
충청권 소주회사 선양의 노조가 임금협상을 사측에 백지위임했다. 좌측에서 3번째 이용준 노조위원장과 김광식 사장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에코원 선양 노동조합(위원장 이용준)이 2010년 임금협약을 회사에 백지 위임해 협상을 준비하던 김광식 사장이 깜짝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1일 선양에 따르면 노조가 31일 회사쪽에 올해 임금협상을 백지위임하겠다고 밝힌 것. 백지위임은 선양의 37년 노사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지역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선양노조는 해마다 10회 이상 협상을 벌여왔었지만 올해는 회사 안팎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다른 소주업체와 경쟁에서 앞서자는 뜻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는 게 노조쪽 설명이다. 회사측은 노조원들 뜻을 받아들여 회사가 어렵지만 종업원들 배려에 부족함이 없도록 가능한 최선의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향상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광식 에코원 선양 사장은 “요즘처럼 모두가 어려운 때 노조가 쉽잖은 결단으로 회사에 백지 위임하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회사는 이런 아름다운 노조원들 마음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섭섭함이 없게 보답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선양은 최근 터무니없는 루머와 소주시장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충청도를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서 노사간 돈독한 정으로 위기를 이겨나가는 모습이 지역민들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양은 지난달 5일 창립 37주년행사에서 ‘2015년 비젼’을 선포했다. 핵심내용은 매출규모를 지금의 두 배인 2000억원으로 늘려 대기업 반열에 올라 충청도를 대표하는 종합주류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