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현행 0.1%로 동결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일본은행(BOJ)이 지속되고 있는 엔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결국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섰다.30일 BOJ는 긴급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동결하는 한편 은행 대출 프로그램 규모를 현행 20조엔에서 3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BOJ가 은행권에 추가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10조엔은 6개월 만기로 제공되며, 기존에 시행됐던 20조엔의 대출프로그램 만기는 기존과 동일한 3개월로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3월 이후 BOJ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양적완화 정책이다. BOJ는 지난해 11월 엔화 가치가 지난 1995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바로 다음 달인 12월 긴급통화회의를 개최, 처음으로 20조엔 한도의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이후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엔화 가치는 그러나 최근 들어 엔·달러 환율이 다시 한 번 달러당 84엔선을 밑돌며 15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책자들의 시장 안정 노력에도 불구,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역시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른 시장과 정치권의 추가 양적 완화 시행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일찍 미국 출장에서 귀국, 이날 긴급통화정책회의를 개최했다.이번 정책 결정은 엔고 현상 뿐 아니라 최근 3주간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는 선진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역시 반영한 것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주말 "미국 경제가 다시 한 번 침체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양적 완화에 기꺼이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아이다 타구치 UBS 이코노미스트는 "BOJ 홀로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는 것은 시장 분위기를 뒤집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치에 힘입어 일본 경제가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편승,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졌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BOJ가 긴급통화정책회의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달러당 85.91엔까지 상승했던 엔·달러 환율은 추가 양적완화 조치 발표 이후인 오후 1시 현재 이 보다 소폭 내린 85.42엔을 기록 중이다. BOJ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 범위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던 마큼 최근 지속되고 있는 엔고 현상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안혜신 기자 ahnhye8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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