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청 민원상담관 이유승 씨, 항암 투병중인 아내 6만 번 쾌유 기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한 퇴직공무원이 자치구 민원상담관으로 봉사하면서 병든 아내의 쾌유를 비는 글로 6만 번 기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화제의 주역은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 민원여권과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유승 씨(75).
이유승씨(오른쪽)가 동대문구청 민원여권과에서 주민들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이 씨는 젊은 시절 하던 사업이 어려워져 KBS 방송국 직원으로 근무해 오다가 지난 1988년 동대문구청 검침 담당 공무원으로 들어온 후 1996년 퇴직했다.1961년 결혼한 이 씨의 아내 최은균 씨(71)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기 위해 살림에 보탬이 될 만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닥치는 대로 했다.또 홀트아동복지재단의 위탁모를 20년 동안 할 정도로 억척스럽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왔다.그러나 고난은 어려운 사람에게 먼저 찾아온다고 했던가. 매년 정기검진을 받던 이 씨의 아내는 지난 2007년 1월 폐암초기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투병생활을 하던 이 씨의 아내는 같은 해 5월 길에서 넘어져 팔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해 두 번째 수술을 했다.슬하에 3남1여를 두고 단란한 가정을 이끌던 이 씨 부부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하고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지난해 7월 회복돼 가던 아내의 병세가 악화돼 또 다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퇴직 후에도 동대문구청의 배려로 민원여권과에서 민원안내 도우미로 봉사하고 있는 이 씨는 아내를 극진히 돌보면서도 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친절을 아끼지 않고 있어 주변의 칭송이 자자하다.
아내의 쾌유를 비는 이유승씨 글.
특히 이 씨는 아내의 병세가 악화되기 전 당뇨로 고생하던 5년 전부터 이면지에 낙서처럼 아내의 쾌유를 비는 글을 써내려갔다.5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써내려 간 것은 '隨城崔氏殷均女史快癒萬病健康恢復懇切祈願(수성최씨은균여사쾌유만병건강회복기원)'으로 아내의 이름을 넣어 발원문처럼 자신이 지은 글귀다.이 씨는 이 글을 A4용지 이면지를 이용해 무려 3000장을 썼다. 1장당 20번, 어림잡아 6만 번의 글귀로 아내의 건강회복을 기원한 것이다.2011년이 이씨 부부의 금혼식을 올릴 수 있는 결혼 50회를 맞는 해다. 금혼식 전에 아내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원하는 이 씨의 사부곡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이 같은 소식은 동대문구청 직원들과 주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어 각박한 현대 사회의 청량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유승 씨는 “아내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돼 손잡고 금혼식을 올릴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주변의 도움과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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