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아직도 신인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행각이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최근 흥행 영화 대열에 들어서 영화 '고사2'에 출연한 배우 여민주는 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을 털어놨다.올해 성균관대 예술학부 연기예술학 전공으로 입학한 여민주는 지난 5월께 황당한 경험을 했다. "어떤 남자 분에게 '조교'라며 전화가 왔어요. 당시 조교가 바뀐 상황이라 저는 그저 바뀐 조교님이라고 생각했죠. '10기 연기전공 여민주입니다'라고 전화를 받았어요."이 조교라는 남성은 "교수님과 절친한 드라마 PD가 있는데 그 분이 우리 학교에서 드라마를 촬영한다더라. 우리 과 학생을 출연시키려고 하는데 너는 활동을 했으니 큰 역할을 주려고 한다. 전화를 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 드라마 PD를 사칭한 남성에게 전화가 왔다. 이 남성은 "곧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는데 너를 캐스팅하고 싶다. 지금 학교 옆 커피숍에 교수님과 함께 있는데 잠깐 보자. 급하니 매니저 없이 혼자 빨리 오라"며 약속을 잡았다. 학교에 있던 여민주는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숍으로 향했지만 함께 있다던 교수는 자리에 없었다. 이 남성은 "교수님은 급한 일이 생겨 조금 전에 가셨다"고 둘러댔다.이 남성이 사칭한 이는 공중파 방송의 유명 드라마 PD로, 최근 홈멜로 드라마를 마친 A씨였다. 평소 연예 활동으로 A씨에 대한 명성을 익히 알고 있던 여민주는 커피숍에 앉아 그의 말을 들었다. 하지만 불안한 생각에 미리 매니저에게 "A씨와 만난다"고 이야기를 해놓은 상황이었다."일단 B블록버스터 드라마에 여주인공으로 확정된 배우 한명이 빠진다더라고요. 그러면서 이번에 이 방송사에서 신인을 키우려고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제가 처음으로 운 좋게 발탁됐대요. 일단은 지금 방송하고 있는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한 다음 B드라마에 들어가자고 하더라고요. 워낙 유명한 PD님이고 드라마 역시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라 주의 깊게 들었죠."하지만 A씨를 사칭한 이 남성은 점점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으며 여민주를 의심케 했다. "이 방송사의 드라마국은 다른 곳에 있는데 예능국이 있는 곳에서 대본 연습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드라마 촬영 시스템에 대해서 저보다 잘 모르시는 것 같았어요."게다가 이 남성은 은근 슬쩍 드라마 '보석비빔밥' 첫 회에 상사가 여직원을 성추행하다 따귀를 맞는 장면을 예로 들면서 "솔직히 여직원이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저 같으면 더 때리겠는데요' 했죠.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여민주는 일단 매니저에게 "사기인 것 같다. 빨리 와 달라"고 문자를 보냈고 이 남성에게는 "명함과 대본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밖에 조연출이 대기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시놉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서 가져 오겠다"며 혼자 커피숍 밖으로 나갔다. "남자가 나가자 곧바로 매니저가 커피숍으로 들어왔어요. 하지만 남자가 낌새를 눈치 챘는지 안돌아오던데요. 매니저에게 그 남성의 인상착의를 말해줬더니 그 PD님과는 전혀 다르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죠."이에 앞선 지난 4월에는 SBS 수목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이하 검프)의 제작진을 사칭하는 사태가 발생해 파장이 일어난 적이 있다. 당시 '검프' 제작진은 S모양 어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인으로 부터 "우리 딸이 '검프' 프로듀서라는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혹시 그런 사실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제작진은 진상 확인에 나섰고, 제작진을 사칭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 결과 한 남성이 연기 지망생 S모양에게 다가가서는 "내가 '검프' 프로듀서인데, 언제 오디션 보지 않겠느냐? 잘만 되면 극중 스튜어디스 역으로 10회 이상 출연이 가능하고 연예정보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하지만 S양은 자리를 피해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가 '검프'제작진에게 이 사실을 알려 드라마와 무관한 사람임을 확인했다. 당시 '검프' 제작진은 "이런 연락을 받고는 우리도 적잖이 놀랐다. 현재 담당 PD는 드라마촬영이 시작된 후 하루도 못 쉬고 촬영하고 있는데다 외부에서 사람을 캐스팅하기 위한 미팅할 여유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민주는 "'검프' 제작진을 사칭한 사람 전화를 받은 것도 제 친구예요. 그 친구는 활동을 하지 않은 때라 드라마 쪽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거든요. 어머니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큰 일 날뻔 했죠."라고 말하기도 했다.아직도 신인들을 대상으로한 사기 행각이 극성을 부리는 것. 때문에 신인이나 연예인 지망생들은 관계자와의 미팅에서 확실히 신분을 확인하는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고재완 기자 sta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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