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펀드, 연 130% 수익률 '신기루'

[아시아경제신문 김현정 기자] 연 수익률 134%에 6개월 수익률 59%. 공모 펀드가 이 정도 성적을 거뒀다면 한마디로 '대박'이다. 하지만 이 펀드는 지금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유진자산운용 주요 하이일드펀드 수익률 추이(단위: 억원, %)

29일 유진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00년과 2002년 총 11개의 공모주하이일드펀드를 설정했다. 해당 펀드들은 유진자산운용의 전신인 한일투신운용 시절 내 놓은 것으로 소수 종목을 편입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고위험, 고수익 추구 상품이다.이들 펀드 대부분은 연 130%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6개월 수익도 60% 안팎이다. 연 수익률로는 '한일공모주하이일드 2'가 134.45%로 가장 높고, 6개월 수익률의 경우 '세이프6M하이일드A1'가 61.65%로 선두다. 이 정도면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 펀드들은 모두 운용을 중단하고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설정 잔액이 지나치게 적은데다가 설정 당시인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전과는 제도상의 어긋남이 많아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부분이 한 번 자금이 유입된 뒤 6개월, 1년6개월, 2년 등 만기까지 중도 환매 할 수 없는 폐쇄형 펀드. 펀드에 머물러 있는 자금은 많게는 11억원에서 적게는 1억원 수준으로, 만기가 지났는데도 환매하지 않은 잔류 자금에 불과하다.놀랄만한 수준의 수익률도 사실상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자금이 설정 초기 유입된 자금이기 때문에 해당 펀드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은 설정 이후 약 10년 여 간의 누적 수익률로 보는 게 맞다. 연 수익률이 100%를 상회한 유진자산운용의 하이일드 펀드 가운데 설정 이후 실제로 수익을 낸 경우는 '한일하이일드C1 G-1호'와 '한일6M뉴하이일드D-A1' 두 상품 뿐이다. 현재까지 1억원 가량의 설정액이 잔류하고 있는 '세이프6M하이일드A2'와 '세이프6M하이일드A1' 펀드의 경우 10년여의 누적수익률은 각각 -58.11%, -58.79%를 기록했다. 해당 펀드 투자자들은 수익은 커녕 원금 대부분을 날린 셈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설정이후 시간이 오래 경과한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억원 수준으로 적은 경우 사실상 수익을 내지 못했지만 수익률만 높은 신기루 같은 성적이 나오기도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이 같은 단편적인 정보보다는 현재 운용 매니저를 비롯해 향후 전망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전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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