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홀 워터해저드에는 수십마리의 악어가 있다.
2010월드컵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골프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했다.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해 장장 17시간 만에 남아공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했다. 공항 대기시간까지 포함하면 꼬박 24시간 만에 정치가 '넬슨 만델라, 프로골퍼 어니 엘스와 게리 플레이어,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 다이아몬드, 희망봉, 펭귄…' 등등 우리에게 수없이 회자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발을 디딘 것이다.여기서 남아공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선시티(Sun city)로 이동했다. 필자가 남아공에서 제일 먼저 짐을 푼 선시티는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인공도시로 '선그룹(Sun Group)'에서 디자인한 위락도시다. 디럭스 호텔과 카지노, 골프장, 대형수영장, 승마장 등 각종 위락시설이 갖춰진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타운이다.선시티에는 네드뱅크챌린지챔피언십이 개최되는 코스로 유명한 게리 플레이어코스와 평탄한 아프리카 스타일의 로스트시티골프코스 등 두 개의 이름난 골프장이 있다. 이번 주에 소개할 곳은 로스트시티골프장이다. 1993년 게리 플레이어가 설계한 파72에 전장 6983m의 규모다. 이곳 역시 각종 국제대회가 개최되는 명코스로 골프마니아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자연경관을 최대로 활용한 코스디자인은 골퍼들을 삼매경에 빠지게 만든다. 13번(파3)홀은 특히 그린 바로 앞에 야생 악어 40여 마리가 서식하는 워터해저드 때문에 전세계 골프장 중에서 가장 위협적이고 다이내믹한 홀로 소문이 자자하다. 워터해저드에 빠진 공을 건지려면 목숨과 맞바꿔야 하는 위험천만한 홀이라 곳곳에 위험표지판이 있다. 라운드 후에 악어를 소재로 한 거대한 조각작품으로 만들어진 클럽하우스에서 남아공 특유의 요리를 먹으면서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보는 것도 환상적이다. 이 코스는 깃발부터 티마커, 식기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악어가 새겨져 있다. '악어코스'로 불릴 만큼 악어와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많다. "선시티 악어골프장"으로 이름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지배인에게 건의하고 골프장을 떠났다.글ㆍ사진= 김맹녕(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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