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일본 증권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한국증시 입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적 등 기업내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도쿄에서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 증권시장 상장설명회'는 일본 기업들의 관심을 끌며 성황리에 끝났다. 일본의 비상장기업, 벤처캐피탈, 일본 증권사 등 첫날에만 90여개 기업에서 200여명이 참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조정석 국제업무실 해외상장유치팀장은 "일본은 현재 IPO시장이 크게 침체된 상태"라며 "최근 한국경제의 위상이 높아지고, 외국기업의 상장이 증가하면서 일본기업의 한국 상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는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중국 외에 미국, 일본 기업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상장유치 활동을 전개해 왔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일본기업은 지난해 4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네프로아이티 한 곳. 하지만 곧 '제 2호'가 탄생할 예정이다. 일본의 온라인 전문증권사 클릭증권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로, 이르면 오는 7월 국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클릭증권은 일본내 온라인 전문 증권사 가운데 6위가량 되는 회사며, FX마진(외국환증거금거래) 시장에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온라인 증권사가 굳이 한국 시장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총괄팀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로 자금조달이 쉽다는 점을 꼽았다. 현재 IPO시장이 침체돼 있고, 규제가 까다로운 일본보다는 한국시장에 상장하기가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클릭증권은 국내 FX마진시장 성장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FX마진거래가 활성화됐던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FX마진거래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릭증권은 이번 상장을 통해 한국의 FX마진 시장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국내 증시 상장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IBK투자증권은 일본기업 오피스24(통신기계, 사무기기, 신용카드 결제처리 대행서비스 업체), 푸드디스커버리(일본 야채소믈리에 사업) 등 2개사와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평소 해외진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한 대형 증권사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상장 방법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 관심을 갖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종 규제로 일본내 상장이 힘든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반짝 대박을 노리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네프로아이티의 주가가 초반의 관심과는 달리 부진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의 비상장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관심을 보일 때 처음 우려했던 점도 그 기업의 건전성이었다"며 "제대로 검증된 기업인지, 실적이 좋은 기업인지 등 여러가지 요소를 검증하며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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