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유럽국가들의 재정난에 미국 주택시장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발 재정적자 우려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투자피난처를 찾아 미국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모기지(주택담보부대출) 금리가 하락한 것. 지난주 미국 모기지 금리는 올해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50년래 최저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발 위기에 대한 불안감에 해외 자금이 미국 채권시장으로 대거 흘러들어오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낮아졌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직접적으로 연동하는 모기지금리가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모기지금리는 10년물 금리보다 약 1.5%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지난 21일 10년물 금리는 3.2%로 하락했다.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30년물 모기지금리는 평균 4.84%였다. 또한 지난주 15년물 모기지금리는 평균 4.24%를 기록해 프레디맥이 조사를 시작한 199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HSH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리는 4.86%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증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모기지금리가 몇 달 동안 오를 것으로 보았다. 앞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모기지금리가 6%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제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재정난 여파에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모기지금리가 현 4.86%에서 올 여름 4.5%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지금리가 떨어지면 주택구매자들의 불입금이 줄어들게 되며, 대출자들이 모기지 리파이낸싱(재조정)에 나서기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모기지금리 하락은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킬 원동력을 제공한다. 모기지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주택가격 안정을 꾀할 수 있고, 현 주택보유자들이 주택가격을 인하하지 않고도 주택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간 경험으로 어림잡아 계산하면 모기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주택구매자들에게 약 10%의 주택가격 하락 효과를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기지금리가 하락하면 미국인들이 돈을 절약하기 위해 모기지 재조정에 나서도록 부추길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미국의 30년물 고정 모기지대출자 전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5.75% 혹은 그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이들이 모기지 재조정에 나설 경우 1%포인트 정도의 금리를 낮출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이들이 40만달러 규모의 30년물 고정 모기지금리를 적용받는 모기지대출을 받았다면 모기지 재조정을 통해 매달 250달러의 불입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기지금리 하락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주택 구입에 나설지는 확실치 않다. 미 정부의 첫 주택구입자 세제해택 만료를 앞두고 최근 몇 주 동안 주택구매 수요는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주 모기지대출 신청건수는 1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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