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23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하는 63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시'의 윤정희와 '하녀'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칸 여우주연상은 경쟁부문 초청작 여배우 중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주조연을 막론하고 시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체로 주연배우에게 상을 수여한다. 국내에는 지난 2007년 '밀양'으로 수상한 전도연이 유일하다. 올해 칸영화제는 전도연이 3년 만에 다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15년 만에 은막에 복귀한 윤정희가 이창동 감독의 '시'로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올라 국내 여배우 2명이 경쟁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해외언론이 주목하는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는 현재 윤정희(시), 줄리엣 비노시(증명서), 레슬리 맨빌(어나더 이어)로 좁혀지고 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최근 '시' 리뷰에서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윤정희, 줄리엣 비노시, 레슬리 맨빌을 꼽기도 했다. '하녀'의 전도연은 세 배우에 비해 해외 언론의 평가가 높지 않은 데다 단기간에 한 배우에게 상을 두 번 주는 일이 거의 없는 칸영화제 특성상 수상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주연을 맡은 윤정희는 영국 영화지 스크린으로부터 "베테랑 여배우 윤정희의 감동적인 연기는 한국 내에서 장기적인 흥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호평에 이어 미국 영화지 할리우드 리포터로부터 "윤정희의 연기는 '밀양'에서 전도연이 보여줬던 것만큼 강렬하고 보기 드문 것"이라고 호평받았다.
'증명서'의 줄리엣 비노시
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프랑스에서 제작한 ‘증명서'의 줄리엣 비노시는 미세한 감정변화를 뛰어나게 연기해 극찬받았다. 이탈리아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아들을 키우는 중년 프랑스 여인 역을 맡은 비노시는 극중 영국인 소설가와 만나 일종의 부부 롤플레잉 게임을 하며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며 칸 현지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작 중 한 편인 영국 마이크 리 감독의 ‘어나더 이어’에는 영국의 연기파 배우 레슬리 맨빌이 출연한다. 맨빌은 서른이 되기도 전에 이혼하고 병원 수납계에서 일하며 음주와 자기연민에 빠져 사는 중년 여성을 연기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칸영화제 배우상은 반드시 연기력으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한 작품당 하나의 트로피가 원칙인 탓에 특별한 예외가 아니면 다른 부문 상을 받을 경우 배우상은 다른 작품에 돌아가기도 한다. 덕 라이먼 감독 '페어게임'의 나오미 와츠,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 '몽팡시에 공주'의 멜라니 티에리 등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더라도 칸영화제 심사위원단의 공정성을 의심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 있다.한편 63회 칸영화제 시상식은 23일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열린다.
영화 '어나더 이어'의 레슬리 맨빌(사진 가운데)
고경석 기자 kave@<ⓒ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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