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선 지지 기대했던 개인, 비자발적 장기투자 모드 돌입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최근 하락장을 틈타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는 개인의 저가 매수 전략이 위기를 맞았다. 전날 유럽과 뉴욕 증시 하락 마감에도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닥 지수가 490선마저 내주며 자유낙하하고 있다.개인은 최근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가 남부 유럽 국가들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 받는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우위 전략을 유지했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던 셈이다. 개인의 저가 매수 전략은 코스닥 지수가 글로벌 증시 대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적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이후 코스닥 지수가 나흘 내내 줄곧 하락하면서 개인들의 평가손이 확대되면서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무모한 시도라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개인은 태웅과 에스에프에이, 아토, 멜파스, 루멘스 등을 적극 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아토는 평균매수가 대비 현재가가 18% 이상 차이나고 있다. 개인이 하락장을 이용해 비중을 꾸준히 높여가며 물타기를 하고 있지만 가파른 하락세로 인해 평가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멜파스와 루멘스, 티엘아이, 오디텍 등도 평균 매수가와 주가의 괴리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개인이 최근 하락장을 틈타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종목 대부분이 반도체 장비 관련주라는 점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반도체 장비 관련주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업체의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가파른 상승을 해왔던 만큼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스몰캠 담당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장비 관련주의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지난주까지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된 만큼 실제로 실적 개선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0년째 전업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는 J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저가 매수 전략이 맞다고 판단했다"면서도 "490선 마저 내주고 나니 너무 빨리 저가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J씨는 이어 "500선에서 지지를 받을 줄 알았던 코스닥 지수가 490선마저 내주니 원금 복구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투자금이 많지 않은 개인들이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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