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 된 지중열·빗물..'관리비 확 줄였다'

[에너지 제로혁명 '그린홈'이 뜬다]삼성건설 <하>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그린홈(Green Home)'이 아파트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홈은 태양광 지열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자급하고 탄소배출을 제로(0)화 시킨 친환경 주택을 뜻한다. 그동안 이같은 기술은 각 건설사들이 제시하는 미래주택에나 국한돼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이 랜드마크로 내세우며 짓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그린홈 기술을 속속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진 상태다.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도 그린홈 기술을 적용한 아파트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린홈 기술이 얼마나 적용됐느냐에 따라 집값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의 아파트 그린홈 기술 도입현황을 알아본다.◆지중열ㆍ태양열 등을 이용한 그린에너지 상용화삼성건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구 달성래미안에 연중 15도 정도로 일정한 온도의 지중열을 이용해 온수와 냉난방을 공급하는 지중열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결과 달성래미안 단지내 헬스 및 에어로빅장 등 커뮤니티시설에서 연간 17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비 절감효과도 연간 4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건설 중인 서울 길음8구역래미안에는 105RT(지열 냉난방 단위, 1RT로 8~10평을 냉난방할 수 있다), 동천 래미안이스트팰리스에는 255RT의 지열시스템과 단지내도로에 지열을 이용한 빙(氷)도로융설시스템을 설치했다. 태양광발전 및 태양열냉난방시스템 역시 다양한 형태로 개발해 현장에 적용 중이다. 공동주택의 경우 역삼동 래미안팰리스에 가로등 등 공용시설에 필요한 동력을 태양광발전으로 대체했고 용인 동천래미안에는 연간 76MWh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적용했다. 서초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에는 태양전지판 측벽을 설치해 경관조명 전기사용량의 12%를 태양광으로 대체했다. ◆빗물도 에너지..물이용 극대화 삼성건설은 빗물이용시설과 중수처리시설을 통해 아파트 등 건축물의 물관리 효율을 높이고 있다. 현재 빗물이용시설을 적용한 단지나 시공현장은 총 18곳에 이른다. 재개발 사업지인 종암 4구역의 경우 총 1156t 용량의 빗물을 조경 및 청소, 화장실 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서초삼호2차도 610t의 빗물이용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한 번 사용한 수돗물을 생활용수 등으로 재활용하는 중수도시설 건립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목동트라팰리스(1일 320t), 용산파크타워(1일 50t) 등 총 11개 현장에 중수도시설을 시공했다. 최근에는 중수처리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효율 중수처리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기존 중수처리시스템이 하수처리장 시설을 축소한 개념이라면 이번 개발 기술은 건축물에 적합한 패키지화된 시스템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초기 투자비가 20% 이상 절감되고 중수처리 시설 설치면적은 5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1일 200t을 처리할 경우 1t 처리단가는 400원 내외로 업무용 물 값이 1250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하수도 요금을 6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절감형 자재 및 설비 사용 최대화...관리비 절감 '앞장'아파트 에너지 관리비 절감에서도 기계, 전기분야에 고효율 기기를 적용해 지난 5년전 기본에너지 사용량 대비 약 8% 정도를 절감했다. 고효율 순간온수가열기와 급수가압펌프의 고효율 펌프 및 인버터 제어방식 채택, 고효율 인라인 송풍기, 고효율 레이져 변압기, 고효율인증 안정기 기술 등을 도입한 덕분이다. 단위세대 난방분야에서는 미세유량조절밸브를 도입해 난방유량 제어를 하고 각방 제어식 온도조절기를 추가 적용해 최근 5년간 약 110억원 정도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조환기분야에서는 멀티 시스템 에어컨 및 전열교환 환기시스템을 채택해 28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다양한 에너지저감시스템 개발...건축물 에너지효율 향상 시도삼성건설은 대체에너지시스템 개발과 현장적용 외에도 다양한 에너지저감시스템을 개발해 건축물과 공동주택의 에너지 성능개선에 전력하고 있다. 역삼동 래미안팰리스의 경우 아파트 공용공간의 전력운영을 단지 전체 전력 사용상황과 연동해 경관조명이나 주차장 조명을 최소화하거나 시간대별 차등 운영 등 공용부의 지능형 전력관리를 통해 전력사용비를 약 10% 가량 줄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별 세대의 전력사용량과 사용요금을 실시간 측정하고 월말 최종 사용량을 예측해 입주자에게 단계적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로 통보해 주는 서비스 역시 실시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앞으로 '선진국형 에너지시뮬레이션 시스템'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도 개발해 공동주택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에너지시뮬레이션이란 다양한 조건에 따른 건물 내외부 열이동 특성을 수치화해 컴퓨터에 입력하고 에너지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산출, 건축물 설계에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EU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는 기술이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은 건물 완공 후 운영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사용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에너지시뮬레이션이나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등의 확대 적용을 통해 연간 에너지비용은 5%, 장비유지관리비는 10% 정도 각각 절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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