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前총재 '한은 독립성 정부가 지켜줘야'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은 독립성이 약해 위상을 높여줘야 한다"면서 "한국은행의 독립성은 정부가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승 전 총재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날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신임 한은 총재로 내정된 것과 관련, 한은의 독립성과 정책방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박 전 총재는 최근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재차 피력하고 재정1차관이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열석발언권을 행사하는 것과 관련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 전 총재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관계는 견제와 균형 관계"라고 설명한 뒤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 부양에 관심이 많아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기를 바라지만 한은은 성장보다는 안정, 단기보다는 장기를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둘의 관계는 균형을 맞추고 협력을 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환자가 입원했을 때 내과의사와 외과의사가 각자 독립된 처방을 하지만 환자를 살린다는 공동목표로 협력하듯이 한은은 독립성을 갖고 정부와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 전 총재는 13개월 째 기준금리가 2%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기준금리는 지금부터 서서히 올려야 하는 것이 옳다"면서 "한국 경제는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경제회복 속도가 빨라 금리를 올리는 것도 뒤늦게 갈 게 아니라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는 "정부는 올해 5% 성장을 장담하고 있지만 그정도 성장하려면 금리는 정상적으로 4~5%는 돼야 한다"면서 "2%의 사상 최저금리를 유지하면서 5% 성장을 장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그는 또 "현재 금리가 낮지만 물가와 부동산이 안정돼 있는데 이를 믿으면 안 된다"면서 "내년 이후 물가상승, 국제수지 악화, 부동산 거품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서서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밖에 박 전 총재는 한은 총재를 선임할 때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받는 것이 옳냐는 질문에 "마땅히 검증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중앙은행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뿐 아니라 국회 비준을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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