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조직운영 화통한 사장님[아시아경제 이솔 기자]"노조와의 사이가 어떠냐고요. 저야 노조를 좋아합니다. 기본적으로 경영진과 대립의 각을 세워서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하는 게 노조의 성격이니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요. 합리적이라는 바탕 위에서 서로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이익을 함께 고민해야한다는 점에서 보면 노조와 저와의 관계는 한 단계 진일보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수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화통한 성격의 소유자다. 껄끄러운 상황에서도 피해가거나 숨기려는 법이 없다. 지난 2008년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던 노동조합과 관계가 그동안 개선됐냐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을 내놓는다. '신(神)이 내린 직장' 소리를 들으며 보수적이라는 미명하에 다소 소극적인 경영을 펼쳐온 한국예탁결제원이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모해가고 있는데도 이 사장의 뚝심이 큰 몫을 했다. 이 사장은 "처음에 사장으로 와서 놀란 것은 기관장의 해외 출장에 이런 저런 이유로 수행원이 여러 명 함께 간다는 사실이었다"며 "꼭 필요한 인원 외에는 함께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단촐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적극적 행보에 임직원들과 증권업계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예탁결제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장실에 보고하러 들어갈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고 준비를 해야한다"며 "덕분에 '준비된 부서장'은 보고 시간이 즐거워지고 '준비되지 않은 부서장'은 매우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화 사장은 '관(官)' 출신이 아닌 민간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온 정통 은행맨이다. 1982년 한미은행에 입사, 삼성센터ㆍ여의도ㆍ강남 등 주요 지점을 거쳤다.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이 사장은 능력을 인정받아 부행장까지 올랐다. 영업의 최일선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뛰며 외화관리, 자금조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조직 슬림화와 경영효율화'라는 채찍을 휘두르고 있는 이 사장이지만 조직원에 대한 애정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이 사장은 "우리 원의 기능과 역할을 외부에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며 "예탁결제원이 단순히 주식ㆍ채권을 금고에 보관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자본시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뒤에서 여러 가지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약력 ▲1954년 대구 출신 ▲영남대 경영학과ㆍ연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1979년 KIST 경제분석실 연구원 ▲1980년 KDI 연구원 ▲2001년 한미은행 신탁사업본부 부행장 ▲2002년 한미은행 및 한국씨티은행 경인영업본부 부행장 ▲2005년 한국씨티은행 기업영업본부 부행장 ▲2008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취임 ▲2010년 (현)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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