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요개선 및 견조한 실적 모멘텀 부각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2010년 경인년 새해에도 IT주가 주도주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새해 첫날 삼성전자가 3개월만에 80만원대를 회복하며 거래를 시작하자 IT주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부양책의 종료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수 자체는 보합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IT주는 실적 모멘텀 및 외국인의 매수세 등으로 여전히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부분의 전망이다. 국내증시가 지난 한 해 급등세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한 해동안 32조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는데, 이 중 전기전자업종에서는 무려 9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애정공세를 퍼부었다. 새해 첫 주식시장 개장일인 4일 오전 11시 현재도 외국인은 총 453억원의 매수세 중에서 전기전자업종에서 130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IT주에 대해 여전히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고, 또 올 한해에도 이같은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IT주의 실적 모멘텀과 양호한 해외 모멘텀에 따른 수출 지속 기대감이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백효원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주 중에서도 특히 IT 업종의 MSCI 기준 12개월 PER은 10.5배로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전세계 IT업종의 평균 PER인 17배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IT주의 가격적인 매력을 감안한다면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4분기부터 IT업종을 필두로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백 애널리스트는 "국제적인 PC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제조 및 생산업체의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미국 IT 기업의 실적 전망 상향조정은 국내 반도체 업체에 대한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뚜렷한 경기회복세도 대표적인 수출주인 IT주에는 호재가 된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스트레트지스트는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은 전적으로 해외 경기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며 "연말 미국 기업들의 재고 떨기가 상당히 성과를 거둔 만큼 미국 기업들이 10월부터 재고를 늘리는 과정은 몇 개월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수출 경기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춘절을 앞두고 있는 중국 역시 춘절을 전후해서 중국의 소비 개선이 이뤄질 경우 가전 혹은 IT 부품 등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12월 이후 반등하고 있는 달러 흐름 역시 수출주에는 도움이 된다.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던 10~11월 이후 수출주는 오히려 상승세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그동안 고집스럽게 지속되던 달러화 약세 흐름이 잠시 강세를 나타낸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원화약세가 수출주의 매력을 부각시킨 것이다. 달러 반등이 미국의 경기 회복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화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수출주 역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IT주의 흐름이 전체 주식시장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IT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전체 주식시장은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IT주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를 보면 코스피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 자체의 수익률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T주가 코스피 시장 내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IT주의 수익률이 이미 기대감이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2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62포인트(0.04%) 오른 1683.39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000원(0.25%) 오른 80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LG전자(2.06%)와 LG디스플레이(2.17%), 하이닉스(2.59%) 등 여타 IT주도 상승세를 지속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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