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 장식된 10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구조물. 순항하는 배 모양의 이 구조물은 오는 2월 1일까지 설치된다.
"더 높이, 더 밝게 빛나라"기업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트리 만들기'에 분주하다. 회사 정문 앞 또는 사내에 만들어지는 트리는 올 한 해 경영환경 악화로 힘들었던 기억을 털고 '더 높고 밝게 빛나겠다'는 기업들의 소망을 담고 있다.포스코의 트리장식은 테헤란로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포스코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치동 포스코센터를 중심으로 뻗어있는 가로수에 전구장식을 해오고 있다.특히 이 모습은 정준양 회장의 부임 이후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해외 사업 역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 모습과도 닮아있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작업에도 돌입한 포스코는 내년 인도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결실을 얻으며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GM대우는 지난 2일부터 부평 공장 내부에 높이 10m의 대형 트리와 화단 조명을 설치, 평소 기계음이 가득하던 공장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힘든 한 해를 보냈던 GM대우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눈에 띈다. GM대우는 지난 2일부터 부평 공장 내부에 높이 10m의 대형 트리와 화단 조명을 설치해 평소 기계음이 가득하던 공장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또한 주민들을 위해 공간을 개방, 열린음악회를 개최하고 장애아동을 초청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GM대우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산업은행의 지원 문제로 마찰을 겪기도 했지만 모기업GM의 자금지원과 신차의 인기에 힘입어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 내부에 설치된 트리 장식을 직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와 이웃한 동부그룹의 사옥 동부금융센터는 건물 내부에 트리 장식을 달아 연말연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올 초 주력사업인 반도체 시황 악화로 채권단과 갈등을 겪어왔던 동부그룹은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결정으로 분위기를 일신하며 새로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과 전기로 가동을 통해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내년 1월 고로 가동을 시작하는 현대제철은 회사 임직원과 불우이웃이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든다. 불우이웃 시설을 방문해 트리를 함께 만들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게임과 이벤트를 진행한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9일 당진 사업장을 시작으로 11일에는 포항, 이후 인천 사업장에서 실시될 예정이다.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 2만여개의 LED 전구를 사용한 높이 10m 규모의 구조물들을 설치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눈을 맞으며 순항하고 있는 배 모양의 이 구조물들은 M&A와 해외 시장 개척을 향해 전진하는 두산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올해 수출 150억 달러를 달성하며 선전한 현대중공업도 울산 본사 앞에 7m 대형 트리를 설치해 새로운 도약을 기약했다. GS그룹은 역삼동 GS타워에서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휴식처로 꼽히는 1층 야외 가든에 5m 높이의 은색 트리를 설치했다.올해 유통가의 핫 이슈로 떠오른 복합쇼핑몰 경방 타임스퀘어의 경우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 국내 최대 높이의 대형 트리를 선보였다. 높이 33m, 지름 10m의 이 트리에는 총 20만개의 LED 전구가 설치됐으며 24시간 영등포 지역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한파로 지난해에는 기업들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취를 감췄지만 올 겨울에는 앞 다퉈 대형 트리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의 경기 체감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산업부>
산업부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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