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마에스트로] 문경안 볼빅 회장

국산골프용품 산업 중흥의 기치를 내걸고 세계 '톱 5' 향해 '올인'

"목표가 정해지면 무조건 올인한다"국산골프볼 생산업체 ㈜볼빅을 인수한 문경안 회장(52ㆍ사진)의 경영철학은 한마디로 '일로매진(一路邁進)'이다. 골프사업에 진출해 처음 시작한 것도 그래서 '공격마케팅'이다. 문 회장은 "국산 골프볼이 품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소극적인 마케팅 때문"이라며 KB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는 "우리 골프볼로 우승하면 1억원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깜짝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골프대중화와 함께 세계 골프용품시장은 나날이 커가는데 이렇다 할 국산골프브랜드 하나 없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는 문 회장은 "국산골프볼은 히든챔피언(미래의 세계 1위 품목)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서 "적어도 3년 이내에 세계 '톱 5'에 오르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문 회장을 만났다.▲ '무역맨', 골프볼 사업에 뛰어들다= 문 회장은 ㈜선경에 입사해 무역업무를 하다가 98년 ㈜비엠스틸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주로 철강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기업이다. 대학에서는 세무학을 전공했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사실 골프와는 거리가 먼 사업이력이다. 문 회장이 국산골프볼 생산업체를 인수한 이유부터 궁금했다.비밀은 신원골프장에 있었다. 문 회장은 "이동주 전 사장과 친분을 쌓다가 우연히 볼빅이라는 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골프를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예전부터 제조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회장은 바로 이 골프장에서 아마추어골퍼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꾼다는 '클럽챔피언'을 지냈다.문 회장은 "막상 사업을 검토하다보니 이미 엄청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다"면서 "효과적인 마케팅만 가세하면 빠른 시일 내에 승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회장이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무려 3억원 짜리 특급이벤트를 펼친 자신감이 여기서 출발했다.
▲ 클럽챔피언 등극의 비결은 '오기'= '클럽챔피언'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고수'가 되는 비결을 물었다. "부단한 연습이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92년 골프에 입문한 문 회장은 8개월만에 싱글핸디캐퍼가 됐고, 2006년에는 신원골프장의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베스트스코어는 무려 4언더파 68타다. 홀인원은 인연이 없었지만 이글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문 회장은 "사업상 처음 라운드에 나섰는데 100개를 훌쩍 넘겨버리고 나니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면서 "오기가 발동해 다음날 새벽부터 5시에 일어나 매일 2시간씩 연습하고 출근하는 일정이 반복됐다"고 했다. 연습은 물론 점심과 저녁 등 틈만 나면 계속돼 적어도 하루에 5시간씩은 연습장에서 살았다. 문 회장은 "그 때는 정말 연습이 생활의 전부였다"고 회상했다.문 회장은 "골프는 숏게임이 스코어를 좌우하고, 그 토대는 연습"이라면서 "골프를 잘치고 싶다면 무엇보다 숏게임을 완전정복하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말골퍼들에게 주문했다. "초ㆍ중급자는 1개의 웨지로 스윙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낫다는 코치들의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는 문 회장은 "오히려 여러 개의 웨지로 상황에 맞는 숏게임을 구사하는 쪽이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 국산골프용품산업 중흥의 기치를 내걸고= 문 회장은 요즈음 무역사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아예 ㈜볼빅의 성남사무실로 출근한다. 자신의 사업 성패와 함께 '국산골프용품산업 중흥'이라는 사명감도 더했다. 문 회장은 "최근 출시한 4피스볼의 로봇테스트 결과 외국 유명브랜드에 비해 비거리나 스핀력 등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문 회장은 "골프볼 시장은 이제 '프리미엄 시장'이 대세"라면서 "지속적인 R&D 투자로 기술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디자인 등 미시적인 부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문 회장은 실제 2피스 컬러볼 등 저가볼의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동시에 새로 출시된 볼빅비스타의 포장을 직접 고안하는 등 일선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내부적으로는 매주 목요일 외부강사를 초청해 직원들을 위한 강연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에게 골프를 배우라는 엄명(?)도 내려졌다. "특급대우는 물론 지속적인 교육으로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해야 직원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고, 이는 곧 회사 전체가 성장하는 동력이 된다"는 지론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유망주들을 주축으로 골프단도 구성하겠다"는 문 회장은 "국산골프용품산업의 발전은 고용 창출과 이익의 사회 환원 등 국내산업 전체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지대한 관심과 지원도 촉구했다. 문 회장이 세계 골프볼시장의 '톱 5'라는 1차 목표를 향해 '무한질주'를 시작했다.성남=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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