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원 주고 고치느니 2만원 더 주고 사고말지
[아시아경제 함정선 기자]애플이 가격을 낮춰 새로운 아이팟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애플제품의 비싼 수리비를 둘러싸고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기존 아이팟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고장난 아이팟 제품을 수리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진 새 제품을 사는 것이 이익"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팟 시리즈 중 고가에 속하는 '아이팟 클래식'이나 '아이팟 터치' 등의 제품을 수리하는데 드는 비용(보증기간이 지난 후)이 많게는 무려 25만~26만원선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팟 터치 최신 제품의 가격대가 29만9000원부터 살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수리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아이팟 관련 커뮤니티 등에는 아이팟 제품이 고장난 후 수리비 때문에 근심걱정이 많다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제품을 수리하는 대신 신제품을 구매하고 말았다는 사용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아이팟 나노 2세대'로 불리는 제품을 지난 2년간 사용해 온 한 이모씨(여ㆍ 29)는 최근 아이팟 나노의 액정 부분이 고장나 수리를 의뢰했더니 수리비로 15만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배터리까지 교체하려고 하니 여기에 6만원이 추가됐다. 총 금액이 무려 21만원이나 됐다는 것이다. 고장난 제품의 용량이 4GB인데, 애플의 새로운 아이팟 나노 제품은 8GB 용량에 동영상 촬영 기능까지 갖췄음에도 가격이 22만9000원이다. 수리비에 2만원 정도만 보태면 신제품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이 사용자는 새로운 아이팟 나노 제품을 구입하고 말았다. 실제로 애플 서비스센터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수리비가 비싸니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충고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 네티즌은 아이팟 관련 커뮤니티에 "아이팟 3세대를 사용하다 고장나 서비스센터에 들고갔더니 한국에서 수리하기도 어렵고 보상기간이 끝나 가격도 비싸니 차라리 새로운 것을 구입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으며 분통을 터뜨렸다.이같은 상황이 곳곳에서 발생하자 인터넷에는 애플서비스 지원센터가 아닌 곳에서 수리하는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스스로 아이팟 제품을 분해해 고쳤다는 사용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수리비보다 저렴한 중고 제품을 사겠다는 글이 계속 올라와 커뮤니티를 도배할 정도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애플측이 수리 비용을 신제품 가격에 버금가도록 높게 책정한 것이 새로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되는 형국이다. 또한 자신의 '손 때'가 묻은 제품을 수리비 때문에 포기하는 사용자들의 불만의 글이 블로드 등에 이어지고 있다. 애플측이 이같은 상황을 즐기는지, 아니면 고민거리인지 현재로서는 단정짓기가 쉽지 않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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