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미담]부산체신청 부산해운대우체국 신준호 , 서울체신청 인천계양우체국 김철, 경북체신청 대구달서 우체국 임채봉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편집자주=전 직원 4만3000여명에 달하는 우정사업본부가 최근 우체국 직원들의 활약상을 담은 미담집을 펴냈다. 정을 실어 나르는 집배원,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사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봉사활동 등 50건을 담았다. 이중 일부를 요약해 정리했다> 지난봄,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좁은 골목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던 신준호 집배원(부산해운대우체국)의 귀에 어디선가 자지러지는 듯한 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엄마가 아이를 적당히 좀 때리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아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커지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소리를 따라 골목길로 들어선 신 집배원의 눈에 으슥한 골목 구석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는 50대 남자가 목격됐다.신준호 집배원이 겁에 질린 아이를 달래는 사이 추행범은 도망쳤지만, 8년간 우편배달을 하며 동네 구석구석을 훤히 꿰고 있는 그를 따돌릴 수는 없었다. 그뿐인가. 신준호 집배원은 그 유명한 특전사 중사 출신에, 지금도 특공무술과 태권도로 몸을 단련하고 있다. 신 집배원은 바로 추행범의 목덜미를 잡았고, 도주하려고 발버둥치는 추행범을 단숨에 제압했다. 두 사람의 격투가 이어지는 사이 지나가던 시민 2명이 합세해 112에 신고가 접수됐고 무사히 추행범을 경찰에 넘길 수 있었다고. 당시 피해 여자아이의 어머니는 동사무소에서 볼일을 보던 중 뒤늦게 아이가 없어진 사실을 알아채고 동네 전체를 뒤지며 딸을 찾던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 김씨는 동사무소에서 엄마와 떨어져 혼자 놀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아이를 몰래 데리고 나온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 2004년에도 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계양우체국에는 일명 '도둑 잡는 집배원'이 있다. 김철 집배원이 도둑 잡는 집배원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은 2006년, 달아나는 도둑을 잡아 경찰에 넘기면서부터다. 그리고 최근엔 강도도 추적 끝에 잡았다.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객감동집배원 동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철 집배원은 직장에서는 팀원들과 정기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업무 관련 문제점에 대한 개선안을 도출하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실제로 2.5톤 탑차에 운송용기의 흔들림을 막아 우편물 파손을 막아주는 '이트랙'을 고안해 소포우편물의 안전운송은 물론 업무효율성 증대에도 크게 기여한 주인공이다.우체국에 다니면서 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은 물론 정보통신 관련 자격증을 다수 취득하기도 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상습적으로 훔친 도둑을 잡아낸 대구달서우체국 임채봉 집배원. 지난봄 대구 달서구 감삼동 일대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던 임 집배원은 '도둑이야'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골목 모퉁이에서 한 눈에도 도둑으로 보이는 남자가 뛰어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뭘 생각하고 말고 할 처지가 아니었지요. 우선 급히 오토바이를 몰았지요. 뭐, 자랑이 아니라, 아무리 날고뛰는 도적이라 할지라도 우리 집배원들의 오토바이 실력을 능가할 수는 없거든요(웃음). 동네 지리도 그 누구보다 훤하고요."그동안 이 지역에는 빈집에 들어가 전자제품 등의 재산을 털거나 집 앞에 세워둔 이륜차와 자전거를 상습적으로 훔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빌라 안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동일인물의 소행임을 알게 됐고, 사건 당일에도 주민들이 빌라 주변에서 버젓이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도둑이 순식간에 오토바이를 훔쳐 도망가 눈앞에서 놓칠 뻔했던 것을, 재빨리 오토바이를 돌려 추격에 나선 임 집배원의 도움으로 잡게 된 것이다. 그는 주민신고로 도착한 경찰에 도둑을 인계했고, 경찰은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또 다른 공범도 빌라 주변에서 잡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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