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커 '美 정부, 대마불사 부추기고 있다'

금융회사 위기시 섣불리 도와주지 않아야...

[아시아경제신문 조민서 기자]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자문이자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인 폴 볼커(Paul Volcker)가 미 정부의 금융정책이 은행권의 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은행권의 파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24일(현지시간) AP통신은 볼커 전 연준 의장이 하원 은행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미 정부의 은행권 규제 시스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인 대형 금융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지원정책을 섣불리 펼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볼커는 "금융회사들이 연준의 보호망 아래 대피처를 마련하게 됐다"며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구제조치가 실패한 기업이나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보호조치를 취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말했다.이어 "정부의 정책을 전부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나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구제금융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안전망이 투자회사나 대기업이 아닌 상업은행에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볼커는 "투자자들은 비 금융권 기업이 실패하면 주주들이나 채권 투자자들의 돈이 그만큼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을 경고했다. 비 금융권회사들은 정부의 구제조치가 아니라 기업 인수나 파산 절차 등의 다른 선택을 취해야 한다는 것.볼커는 끝으로 "은행권의 보상금 지급이 지나치게 과도하며, 안전성을 희생해가며 리스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충분히 정당한 반응"이라 전했다. 그러나 지나친 정치권의 개입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펼쳤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경제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