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열리는 중동 최대 부동산 박람회 시티스케이프. 수년간 두바이의 화려한 비전을 발표하는 무대가 됐던 시티스케이프가 올해는 대형 개발업체들의 행사참가가 불투명해지면서 예년에 비하면 꽤 썰렁한 박람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부동산 경기침체에 상당수의 대형 개발업체들이 대외적으로 새롭게 내놓을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내적으로도 급격한 구조조정의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한가롭게 부동산 박람회에 참가할 처지가 못 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7일 중동 최대 개발업체인 두바이 국영 개발업체 '에마르'와 두바이 인공섬으로 유명한 개발업체 '나킬'은 올해는 시티스케이프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일에는 아라비안 운하 프로젝트의 발주업체인 '리미트리스'도 박람회 불참 입장을 내놓았다.이날 약 59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나킬의 모기업 두바이월드는 나킬의 해외 호텔 및 부동산 부문의 일부를 투자부문 자회사인 '이스티스마르 월드'에 넘긴다고 발표하고 나킬의 고위 임원 4명을 이스티스마르 월드의 경영진에 임명했다.지난달 두바이 홀딩 산하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두바이 프라퍼티스, 사마 두바이, 타트위어 등은 오는 10월 에마르와의 합병을 앞두고 1차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었다.한편 나킬과 에마르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작은 규모로나마 시티스케이프에 다시 참가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나킬은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보다는 완공이 가까운 몇몇 주택 단지를 전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노라고 덧붙였다.현재 시티스케이프를 준비하는 주최 측은 다음달 5~8일간 열리는 시티스케이프 두바이가 예년보다 약 30%정도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두바이 국영 개발업체들은 1km 이상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나킬 하버 앤 타워'의 모형을 전시하고 총 9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주메이라 가든스' 등 프로젝트를 시티스케이프에서 발표하며, 당시 이미 임박해 있었던 부동산 시장 붕괴를 잠시나마 늦추려 애썼었다.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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