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강세 놓고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그동안 국내증시를 상승세로 이끌어온 IT주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엔화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IT주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달러약세 현상도 동시에 나타나면서 악재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엔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 하락한 90.42엔까지 내려앉으면서 80엔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엔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 일본기업들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주, 특히 IT주에게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 오른 1225.6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난 7거래일간 연일 약세를 지속하는 등 달러의 가파른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약세가 전개될 경우 국내 수출주의 가격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되면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IT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도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약세와 엔화강세를 놓고 보면 엔화강세가 국내 수출주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본다"며 "현재 IT에 대한 가격부담은 있지만 이익이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IT주의 실적부담도 D램가격의 꾸준한 상승세 등으로 상쇄할 수 있는데다 엔화강세까지 더해지면서 경쟁력을 높인다면 장기적으로도 이익 모멘텀은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엔화강세 현상 자체가 지극히 일시적인 것인 만큼 국내 수출주에도 반짝 호재에 그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엔화는 3월과 9월 들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측면에 강하다"면서 "따라서 현재 엔화강세 현상 역시 9월 말 이후로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화강세 자체가 국내 수출주에 호재로 작용했다면,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9월 말 이후에는 호재 모멘텀 역시 바닥이 난다는 것. 게다가 달러약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수출주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만큼 엔화약세와 달러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 수출주 역시 기대할만한 모멘텀이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엔화강세와 달러약세를 떠나 이미 수출주의 가격부담 자체가 높아진 만큼 여타 종목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계 증권가에서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IT주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는 등 가격부담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하고 있는데다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지나치게 높여놨던 만큼 어느 정도의 차익매물 출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IT주의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감 자체를 버리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수출주가 많이 오른 시점인데다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내수주로 매기가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IT주 및 자동차주는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반면 금융주 등 내수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기관도 IT나 자동차 등에 들어가 있는 뭉칫돈을 일단 환매하면서 내수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IT나 자동차의 영향력이 큰 만큼 당분간 지수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30포인트(-0.68%) 내린 1640.40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만8000원(-2.27%) 내린 7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LG전자(-3.11%), LG디스플레이(-2.78%) 등도 일제히 약세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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