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10일)은 선물옵션 만기가 겹치는 일명 '네마녀의 날'이었습니다.말 그대로 마녀가 마법을 부렸습니다. 215콜이 장중 저점(0.02)에서 고점(0.68)까지 치솟으며 수익률이 3400%에 달할 정도로 폭등했습니다.물론 정확하게 장중 저점에서 산 뒤 장중 고점에서 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겠죠. 하지만 신 같은 투자자가 있었다면 34배라는 경이적인 수익을 냈을 것이라는 사후 결론이 가능합니다.전날 종가대비 만기종가로만 따져도 0.06에서 0.60으로 10배 치솟았습니다. 34배에 비하면 별거 아닌 듯 보일지 모르나 반나절에 10배라는 건 코스닥 작전주에 몸을 담고 있는 투기꾼도 혀를 내두르는 꿈같은 대박입니다.이런 초대박을 목격한 많은 사람들이 옵션 대박 신화를 자신의 것으로 꿈꾸고 있습니다. 만기 전날 한두 단계 아래 위 외가격 콜과 풋을 동시에 사두고 대박을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실제 이런 딜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매주 1만∼2만원어치 되지도 않는 로또를 사느니 한달에 한번 술 먹은 셈치고 20만∼30만원씩 옵션을 사는 것입니다.20만원이 10배면 200만원입니다. 34배면 얼마입니까. 결코 장난이 아니죠.강원랜드에 가는 것보다 로또를 사는 것보다 옵션만기 시점에서 시장이 급등락만 해준다면 팔자를 고칠 정도는 아니더라도 높은 확률일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꼭 대박이 터지지 않더라도 로또처럼 꽝이 될 확률도 낮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옵션을 장중 행사하지 않고 만기 정산에 나섰다면 대박은커녕 쪽박이 됐습니다. 34배든, 10배든 장중 청산하지 않고 욕심을 더 부렸다면 '꽝'이 됐다는 얘기가 됩니다.여기서 욕심도 정도껏 부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과욕은 금물이라는 기초원칙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여실히 입증됩니다.옵션은 어려운 것이라고요? 물론 그렇습니다. 옵션을 잘 알려면 베타, 감마, 세타, 로 같은 희한한 그리스어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기본 원칙은 똑같습니다. 많이 아는 사람이 돈을 잘 벌 수 있다면 박사나 서점에 있는 관련서적에 통달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벌어야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원숭이나 앵무새보다도 확률이 낮은 투자를 하는 인간이 얼마나 많습니까. 알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돈을 버는 거랑은 다르다는 얘기입니다.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돈을 벌 기회가 많은 곳은 결국 변동성이 큰 곳입니다. 변동성을 위험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소극적인 발상입니다. 기회로 인식하면 재테크로 한밑천 잡을 준비는 돼 있는 셈입니다.또한 객관적인 확률 게임을 해봐도 로또나 카지노보다는 옵션이 나을 것입니다.단지 옵션이 아니더라도 확률이 높은 곳에서 단순하게 베팅을 하는 게 재테크 지름길입니다.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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