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 사촌간 갈등?..대주주 지분 매각 '안갯속'

대한유화 2대주주 지분 인수전이 '제자리걸음'을 지속하는 가운데 대주주 일가가 지분 매각을 놓고 내부 신경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 나와 주목된다.사촌지간인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과 이선규 대표가 지분 매각에 대한 서로 엇갈린 태도를 보이는 등 경영권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들의 공통된 견해다.이선규 대표가 "대주주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반면 실질적으로 회사 경영을 총괄하는 이순규 회장은 공식적인 언급을 아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유화업계에서는 당초 대한유화의 대주주 지분 동반 매각 가능성을 점치며 투자 가치를 높이 평가했으나 대주주 측에서 뚜렷한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인수전이 지지부진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이 안갯속에 휩싸인 형국이다.M&A 업계 한 관계자는 4일 "사촌 간 경영을 나눠 맡고 있는 대한유화가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내부에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전이 장기전이 되지 않기 위해선 내부 '교통정리'가 급선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이순규 회장은 이정호 전 대한유화 회장의 아들이다. 대한유화의 창업주인 고 이정림 선대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이선규 대표와는 사촌 사이.현재 대한유화는 이순규 회장이 업무 전반을 책임지며 사실상 경영 일선을 맡고 있다. 대주주도 이순규 회장 외 특별관계인으로 총 지분 38.53%(315만986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선규 대표는 대한유화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지만 경영권을 함께 쥐고 있다.대한유화는 2대주주 H&Q 국민연금펀드(PEF)가 보유한 지분 21.25%(174만2404주)에 대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중순 마감한 예비 입찰에는 호남석유화학과 SK에너지 등 6개사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입찰제안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향후 경영권 매각이 이뤄질 경우엔 인수전 참여 업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매각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호남석화 관계자는 "대한유화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며 "대한유화의 단순한 생산력보다는 울산이라는 지리적인 위치와 안정적인 원료 확보, 부동산 관련 메리트, 자체 부두 시설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인수전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는 사이 주가도 많이 내렸다. 5만원 중반까지 치솟았던 대한유화 주가는 4만원 중반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을 파는 입장에서는 적절한 가격을 받을 수 있던 타이밍을 놓쳐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전은 대주주 경영권이 빠진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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