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산은행 '봇물' 처리 난항

미국 은행들의 파산이 급증하면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부실은행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은행들의 줄도산으로 연방보험기금이 크게 줄어들자 FDIC가 파산은행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텍사스 소재 개런티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올 들어 파산한 은행은 81개로 늘어났다. 개런티은행의 파산은 역대 11위 규모다. 이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스페인 2위 은행인 BBVA의 미국 자회사 BBVA컴파스에 120억달러 규모의 개런티은행 자산을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BBVA는 올해 파산한 미국 은행의 첫 해외은행 인수자가 됐다. 개런티은행의 인수자로 스페인 은행인 BBVA가 선정되면서 해외은행들이 미 은행 인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BBVA가 미국 은행에 관심을 보인 첫 은행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캐나다의 TD뱅크가 플로리다 최대 지역은행인 뱅크유나이티드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는 지난해 10월 필라델피아의 소버린 뱅코프를 19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수십개은 미 은행이 파산할 것으로 보여 해외은행들의 미 은행 인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은행들의 인수 참여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은행 역시 미국의 파산은행처럼 주택담보대출부실과 실적악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페인의 경우 실업률이 두자리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실정인데다 주택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이로인해 BBVA와 방코 산탄데르가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캔자스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의 로버트 데영 교수는 “유럽은행들도 똑같은 난관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은행들이 자본 재구성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확장을 위한 자금을 줄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부실은행 처리가 다급한 FDIC는 파산은행의 처리 난항으로 사모펀드의 인수 규제를 완화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FDIC는 오는 26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사모펀드들의 기본자본(Tier1)이 최소 3년간 15%를 넘어야 한다는 등의 기존 규제안을 대폭 완화하거나 포기할 전망이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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