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영결식]최초공개 동교동 '서재'에 가보니

23일 오후 3시 38분께 운구 차량이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에 도착했다. 할아버지의 영정을 든 홍업씨의 장남 김종대(23)씨와, 이희호 여사, 홍업, 홍걸씨 등 유족들은 김 전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명패가 나란히 걸려있는 대문을 지나쳤다. 당초 남녀 평등을 중요시했던 김 전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 문패를 나란히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이내 운구 행렬은 2층으로 올라갔고, 김 전 대통령의 서재가 사람들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당초 김 전 대통령 살아생전에 1층은 많이 공개됐으나 2층 서재가 노출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최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었다"고 전했다. 책상위에 놓인 월간 일정표에는 이달의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이를 본 종대씨는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잠시 책상 위에 올려놨다. 책상에 앉아 명상과 집필을 주로 하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히 살아나는지 종대씨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 조선왕조실록, 제국의 미래 등 책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빈틈없이 꽂혀 있고 한 쪽 벽면에는 지금까지 받은 김 전 대통령의 상패가 가지런히 전시돼 있다. 서재 안쪽으로 들어가니, 김 전 대통령이 많은 시간을 보냈던 신장 투석실이 보였다. 고통스러웠지만, 치료를 통해 또 다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던 김 전 대통령이 떠난 서재 안 신장투석실, 책장 사이에는 그가 치료를 받았던 침대만이 덩그런히 놓여 있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개축된 동교동 사저는 지난 1971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해진 김 전 대통령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집안 곳곳에 묻어있는 김 전 대통령의 향기를 뒤로한 채 종대씨는 영정을 들고 엘리베이터로 다시 내려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다.고인의 정치적 고난과 영광을 지켜봤고 한국 현대정치사에서는 빼놓수 없는 곳이기도 한 동교동 사저는 마지막으로 김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고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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