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 ‘철두철미’ 자금관리·工期 맞춤의 힘!

그룹 미운오리새끼서 백조 변신7월 수주만 6조1000억원… “2015년 매출 150억불 달성”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이 멕시코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세가 무섭다.지난 5일 정부가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플랜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발표한 지 불과 수 시간도 되지 않아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기업의 단일 플랜트 수주액으로는 사상최대 규모인 알제리 스키다 정요시설(약 26억달러) 수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사흘 후에는 사우디 아람코-토탈 합작사의 아로마틱 플랜트(약 7억달러), 딜레이드 코커 유닛(약 9억달러) 등의 공사를 따냈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달 중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로부터 초저황 정유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상반기에 4조5000억원에 신규 수주 금액을 확보한 삼성엔지니어링은 멕시코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한 달여만에 거둔 수주액만 무려 6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회사가 설정한 수주 목표액 7조원에 근접하는 금액이자, 작년말 기준 수주 잔고액 8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이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은 경기 불황으로 전 업계가 허덕이는 가운데에서도 올 상반기에만 매출 1조9071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 순이익 13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44%, 116%, 27% 증가한 경영실적(잠정)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은 물론 이같은 경영실적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운오리새끼'가 '화려한 백조'로 부활= 지난 2003년 정연주 사장이 대표로 부임했을 때 삼성엔지니어링의 별명은 '삼성그룹의 미운 오리새끼'중 하나였다. 외환위기 이후 동남아 플랜트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급감했고, 투자도 줄어들면서 회사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삼성SDI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정 사장은 회사 생활 내내 경영지원 부문에서만 근무한 재무통이다. 대표이사 부임후 그는 회사의 모든 지출 내역을 관리하면서 낭비를 없앴고, 돈이 되는 사업에만 집중하는 등 철저히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펼쳤다. 돈 관리에 철저했던 정 사장은 하지만 직원들간의 대화에는 낭비라고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철저히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임직원들과 끊임없이 토론을 벌였고,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업무권한을 넘겨 자율성을 확보했다.이를 통해 정 사장과 임직원들은 동남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진출지로 중동을 정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석유화학 업체들은 더 이상 원유만 파는 것이 아니라 원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플랜트에 투자할 것이라고 보고 시장 선점 차원에서 뛰어든 것이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지난 2005년 샤크사의 3억8000만달러 규모 에틸렌글리콜 프로젝트, 5억6000만달러 규모의 에이피피씨(APPC)사 석유화학플랜트를 수주하며 구각을 나타내더니 2006~2008년까지 수주는 연평균 41%,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0%씩 성장했다. 지난 2005년부터 무차입경영을 지속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까지 보유 현금액은 7600억원에 달한다. 이제는 그룹에서도 무시못할 '백조'가 된 것이다. 이러한 경영 능력을 인정 한 삼성그룹은 올 초 정 사장을 세 번째 대표이사 자리에 연임시켰다.◆"공기 지연은 곧 죽음"= 삼성엔지니어링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또 한 가지 비결은 '고객에 충실했다'는 것이다.'시베리아 한복판에 떨어 뜨려놓으면 살아나오는 민족은 한국인'이라는 속설처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업주와 계약자, 협력업체 모두가 '우리는 한팀'이라는 정신으로 고객의 마음에 철저히 대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제시한 공사기간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 제1원칙이다.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본, 미국 등 외국업체들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일을 하기 때문에 공기 지연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긴다"라면서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매달릴 만큼 열정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믿음이 쌓여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대형 사업주들이 한국기업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탄탄한 고급인력풀도 삼성엔지니어링을 키운 원동력중 하나다. 정 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500명씩 기술 및 영업인력을 채용했다. 지난 2006년 말 2300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말에 4100명으로 늘어났는데, 신규 채용의 50%가 대부분 엔지니어들이다. 올해도 인재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5년 매출 150억달러 달성= 삼성엔지니어링은 '비전 2015'를 선포하고 '당신의 세계를 넓힌다(Expanding Your World)'라는 슬로건을 통해 오는 2015년 매출 150억달러, 수주 2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비즈니스 영역 확대와 창조적 마케팅 역량 강화, 차별적 경쟁력 확보, 조직 공통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삼성엔지니어링측은 "중동에 이어 북아프리카(MENA) 등 신규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해 비즈니스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감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플랜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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