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상)'즐'의 변형 'KIN'을 아시나요?

온라인 세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신조어 중에서 '즐'이라는 말이 있다. 주로 채팅 중에서 상대방이 하는 말을 무시하거나 블로그 등에 올라온 게시물의 내용을 부정할 때 주로 쓰인다.그런데 이 '즐'이라는 말이 생긴 유래가 재미있다. '즐'은 '즐거운 게임 하세요' 혹은 '즐거운 채팅 되세요'를 줄인 '즐겜', '즐팅'에서 파생됐다. 채팅 중에 그만 로그아웃하고 싶을 때 '즐팅'이라고 얘기하면 '난 이제 나가볼테니 즐거운 채팅 하세요'라는 의미가 됐다.이를테면 '즐거운 인터넷'을 하라는 긍정적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즐'이라는 말로 줄여서 사용되더니 상대의 말을 무시하거나 듣기 싫다는 정반대의 의미를 담기 시작했다.내 의견은 부정적이니 "당신 혼자 즐겨라"라는 비아냥의 뜻이 포함된 결과로 보인다.결국 '즐'은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를 모두 내포하는 인터넷 신조어로 자리잡게 됐다. 이는 상황에 따라 달리 쓰이니 '즐'이라는 말을 만났을 때 그 문맥을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즐거운~'의 뜻으로 인사를 건넨 것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팅 중에 부정적인 의미로 '즐'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즐'이라는 댓글이 달린다면 역시 불쾌한 일이 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네티즌들은 '즐'의 변형을 만들어 자신만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바로 'KIN'이 그것이다. '친척' 등을 뜻하는 이 영어 단어는 한글 '즐'을 옆으로 누인 형태와 매우 비슷하다. 교묘하게 '즐'이라는 단어를 숨긴만큼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편파적이거나 사실과 다른 인터넷 게시물,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온갖 한심한 백태를 전하는 기사의 댓글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KIN' 한 마디면 '그런 것 관심 없다'는 무시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 세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는 정말로 '즐'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즐'이라는 말을 던지기에 다소 마음이 걸린다면 이번에는 'KIN'이라는 말을 사용해 보자.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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